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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심 읽고 정치 개혁을 ①] 엄중한 총선 민의 직시해 낡은 정치 쇄신하라

정권 아닌 야당 심판으로 정국 안정 택해…여당 오만과 독주 경계하고 야당은 국정에 초당적 협력하기를

4·15 총선은 본래 문재인정부의 국정 3년을 평가하는 선거였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국민은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에 합격점을 준 것일까.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기존의 정책 방향을 고수해도 좋다는 의미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문재인정부 실정을 심판하려고 해도 도저히 미래통합당에 표를 줄 수 없는 야당의 현주소가 여당 승리의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통합당은 공천 과정 잡음과 선거 막판까지 계속된 세월호 관련 막말 등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 조국 사태 등에 실망해 여당에서 이탈한 중도층을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마침 한국이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잘했다는 해외의 평가가 잇따랐고, 이는 중도층이 여당 지지로 U턴하는 강력한 명분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난 극복과 국정 안정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민심이 정권심판론을 압도한 것이다. 경제도 어렵고 역병이 장기화하는 상황은 누가 봐도 여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런데도 여당이 승리한 것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쇄신, 비전 제시 없이 반대와 비난만 일삼아 온 야당의 행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여당이 독주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야당의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을 경우 정부여당을 견제할 자격조차 주지 않는 민심이 확인된 셈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이 야당의 잘못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여당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야당이 더 마음에 안드는, 그래서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한 선거라 할 수 있다. 정권 심판이 아니라 야당 심판이다.

지난 3년간 국정 운영을 그리 잘하지 못했는데도 여당이 승리를 거둔 이번 총선은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주다. 그동안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성찰과 반성보다는 총선 승리에 취해 국정을 독선적으로 끌고 가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제 문제만 해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깊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일방적인 국정 운영과 진영싸움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소모적인 정쟁에서 벗어나 협치를 통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때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낳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부터 개편하려면 야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추경안 처리는 더욱 시급하다. 야당도 환골탈태해야 한다. 초당적 협력이나 대안 제시 없이 반대로 일관하며 정부여당의 실수만 기대하는 한 야당의 설 자리는 없다.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데 야당이 협조한다면 국민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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