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없이 진흙탕 싸움… 표 깎아먹는 ‘비례꼼수’

민주 ‘비례정당 급조’ 연일 마찰음… 비례순번 갈등 한선교, 전격 사퇴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여야가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얻겠다며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출범 과정에서 잇따른 정치공작, 사실상의 위성정당 논란이 끊이지 않고 마찰음까지 내는 등 범진보 진영 내부 분란에 휩싸였다. 미래한국당은 모정당인 미래통합당과의 비례대표 순번 갈등으로 한선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전격 사퇴했다. 다양한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목표로 했던 선거법 개정 취지는 사라지고 거대 양당 정치의 또 다른 왜곡만 남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시민당은 생소한 원외 정당들과 친조국 성향의 ‘시민을 위하여’를 플랫폼 삼아 급조됐다. 1~9석까지는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 참여 정당들이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는 시민 추천 방식으로 채울 계획이다.

하지만 참여한 소수 정당 대표들이 자질 논란에 휘말리면서 비례대표 후보자들에 대한 부실 검증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후보와 관련해 “특정 개인이 아니라 특정 단체나 집단에서 대표성을 가진 사람을 추천받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처음 범진보 진영의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했던 정치개혁연합(정개련)과 민주당의 마찰음은 임계점 수준까지 올라갔다. 정개련은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려고 민주화운동 원로와 시민사회가 참여한 정개련을 들러리 세웠다”고 주장했다. 녹색당과 미래당이 불참하고 정개련도 등을 돌리면서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의 위성정당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가 나서서 민주당 의원을 더불어시민당으로 파견하는 작업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앞서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던 당시 민주당이 맹비난했던 행태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불출마 의원들의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했던 황교안 대표를 지난달 고발했었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집안싸움이 한창이다. 한선교 당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하고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을 갖고 부패한 권력이 저의 개혁을 막아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저는 막히고 말았다”고도 했다. 미래한국당의 비례 공천안 대폭 수정을 요구했던 황교안 대표 등 통합당 지도부를 정면 겨낭한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황 대표는 비례대표 4명의 순번을 바꾸기로 한 미래한국당의 공천 수정안을 ‘구태 정치, 나쁜 정치’라고 비난했다. 황 대표의 불만 표출 직후 미래한국당 선거인단은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선거인단 상당수가 통합당 출신 당원과 당직자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황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래한국당은 다시 공천안을 만들어 선거인단 투표와 최고위 의결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김나래 김경택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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