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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스크 대란 해결 위해 ‘마스크 실명제’ 도입하자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2020년 3월 대한민국에서 마스크는 무엇보다 중요한 생필품이 됐다. 마스크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가기도 두려운 나날이다. 그런데 이 마스크를 구하려고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오랜 시간 긴 줄을 서도 허탕을 치기 일쑤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마스크 대란에 국민들은 몹시 화가 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는 점에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할 정도로 마스크 공급 문제는 심각하다. 정부가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대응 수칙의 기본이라 했고, 매일같이 공적 물량을 약국과 우체국 등에 푼다고 하는데도 정작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사기 어렵다. 게다가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여전히 마스크 공급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공급물량 부족과 공평한 보급 시스템 부재도 있지만 일부 개인의 사재기도 한 원인이다. 어떤 이들은 하염없이 줄을 서도 못 구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사야 하는데 한편에선 당장 쓸 게 있는데도 쟁여놓기 위해 대량으로 구입하기도 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에서 개인의 탐심과 사회적 윤리가 충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경북지역 현직 약사가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제안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마스크 대란을 개인의 사재기로 공평하게 배분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가격 통제도 힘든 상황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약국에는 DUR(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이라는 훌륭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한 약국에서 특정 약을 조제 받으면 다른 약국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어 중복 투약을 방지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공적 마스크에도 접목하자는 주장이다. 개인이 1주일에 한 약국에서 구매하는 마스크 개수를 등록해 다른 약국에서는 더 이상 사재기를 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게 핵심이다. ‘마스크 실명제’인 셈인데 충분히 설득력 있는 제안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만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시행 중이다. 마스크 유통 창구를 약국으로 통일하고 시민들은 약국에 건강보험 카드를 제시한 후 정해진 수량만 살 수 있도록 했다. 가격도 통제한다.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안이다. 우리 정부도 하루속히 마스크 실명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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