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로 축하, 덕담… 특별한 결혼식”

Է:2020-03-0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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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감염될까… 하객없는 결혼식 ‘유튜브 생방송’ 부산 하혜주씨

하혜주씨와 신지수씨가 지난 29일 부산 동래구에 있는 신혼집에서 결혼식 장면을 생중계하는 모습.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하객이나 가족을 초대하지 않고 신혼집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하혜주씨 제공

“하객 중 단 한 분이라도 감염된다면….” 하혜주(27)씨 목소리에선 사려 깊은 마음이 묻어나왔다. 지난 29일 전화 인터뷰를 하는 내내 하씨는 가족과 지인을 먼저 생각했다. 하씨는 이날 교회에서 만나 6년간 사귄 남자친구 신지수(26)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주례까지 갖췄지만 하객은 없었다. 결혼식도 예식장이 아닌 신혼집에서 열렸다.

대신 친척과 지인들은 유튜브에서 생방송으로 결혼식을 지켜봤다. 하씨는 동생의 유튜브 채널에서 결혼식 장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하객들은 댓글을 달며 ‘온라인 참석 소감’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부산 동래구에 살고 있는 하씨는 ‘특별한 결혼식’을 가진 이유 등을 밝은 목소리로 전했다.

-결혼식을 앞두고 많이 당황했을 듯합니다.

“결혼식을 10일쯤 앞두고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어요. 예정대로 결혼식을 진행하는 게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 곳에서 오실 테니까요. 신혼집에서 ‘가족 웨딩’처럼 해야겠다는 고민을 그즈음 시작한 것 같습니다.”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은 없었나요.

“하객 중 한 명이라도 감염되면 너무나 속상할 것 같았어요. 많은 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텐데, 감염자와 접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가에 동의를 구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큰 고민 없이 결정을 내렸습니다.”

-‘유튜브 라이브’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요.

“친구들이 결혼식에 못 가서 아쉽다고 하더라고요. 농담처럼 ‘SNS 라이브 방송’이라도 하라는 얘기가 나왔고, ‘정말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죠. 마침 동생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장비도 있었죠. 지난달 22~23일 진지하게 고민했고, 25일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급하게 진행을 한 셈이죠. 결혼식 전날 시험 방송을 해봤는데 가능할 것 같더군요. 그래서 참석 예정이었던 하객들에게 채널 주소를 보냈습니다. 결혼식 당일에 동시접속량이 가장 많았던 순간엔 150~160명 정도였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신혼여행 계획은 없나요.

“가족들도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라도 함께한 게 정말 감사하고, 결혼식을 지켜볼 수 있어 행복했다고 하더라고요. 오는 10월쯤 국내 신혼여행을 계획했는데, 그것도 취소했습니다.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신혼집에서 해결하게 됐네요.”

-아쉬움은 없는지요.

“우리 둘 다 모태신앙입니다. 어차피 결혼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시간이니까 하객 수보다 가족이 모여 예배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음식 마련 등 준비 과정을 가족과 함께했는데 결혼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었어요. 하객도 초대할 수 있었으니 아쉽지 않았습니다. 신선하고 색다른 경험이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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