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사자후] 게임중독은 특허를 받은 ‘치트키’인가?

Է:2020-02-2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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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트키(cheat key)라는 것이 있다. 게임 진행 중에 게임의 룰을 어기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일종의 속임수다. 몇몇 단어나 문장을 치기만 하면 갑자기 게임머니 갑부가 되기도 하고, 약한 캐릭터가 무적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지난 달 게임중독 관련 특허를 보면서 치트키가 떠올랐다. ‘게임중독’만 치면 특허가 쏟아지는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대표적인 두 가지 특허를 소개하겠다. 첫째, ‘외과 시술 없이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인터넷 게임중독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혈액에 포함된 성분(miRNA) 중에서 게임중독자와 정상인들 사이에 차이를 보인 물질로 진단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게임중독을 판별하는데 외과시술, 혈액검사라는 접근은 듣도 보도 못한 방법들이다. 두 번째, ‘안구전도를 이용하여 게임 중독을 판단하는 방법 및 장치’에 대한 특허다. 안구가 움직일 때 발생하는 미세한 전류인 안구전도를 이용하여 게임 갈망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게임중독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즉 눈동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기록을 보면 중독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중독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라는 명칭으로 국내외에서 논란이다. 게임중독이란 병의 원인(병인)과 병의 진행과정(병리)에 대해서 아직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간 수많은 학자들이 달라붙어 노력해왔음에도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그런데도 콕 집어서 게임중독자를 구분해 낼 수 있다니 도대체 이제까지 수많은 연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허탈할 지경이다.

특허 연구들은 너무 허술했다. 혈액검사로 게임중독을 진단하겠다는 것은 게임중독을 치매와 유사한 단백질의 변형이라고 전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게임중독은 치매처럼 완치불가능한 만성질병이 아니다. 20대 중반 이후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비율, 즉 관해율(remission rate)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치매라기 보다는 사춘기 반항에 더욱 가깝다. 청소년기 일시적인 현상에 질병이라는 낙인을 찍는 아주 위험천만한 수단일 수 있다. 안구전도 특허 연구에서 분석된 게임중독 검사자는 단 6명 뿐이었다.

이번 특허들은 20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연구의 일부이며, 다른 유사 연구들이 특허 심의 과정에 있다고 한다. 특허를 의심하는 국민은 드물다. 그 국민 중 최소 66%(3400만여명)는 게이머이기도 하다. 이번 특허에 치트키(속임수)를 사용한 건 아닌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고 또 필요한 이유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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