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K(대구·경북) 신천지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한반도 전역을 엄습한 가운데 집단감염이 병원, 요양원, 성지순례단, 교회 등 다양한 시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중이 함께 생활하거나 접촉하는 일이 많은 밀폐된 장소가 바이러스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인 셈이다.
25일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 확진자 543명 중 신천지 관련은 70% 이상이다. 집회소에서 다닥다닥 붙어 집회를 하는 신천지 특성이 대규모 집단감염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초기에는 신천지 신도의 감염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직업군에서 전파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공무원, 의료인, 교사 등 고위험도 직업군을 가진 신천지 신도들이 가정이나 직장에서 2, 3차 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경북의 확진자 급증도 집단감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110명 이상이다. 초기 정신병동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밀폐된 공간 내 접촉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중증환자 등이 많아 국내 11명의 사망자 중 7명이 대남병원 환자다.
경북은 이스라엘 성지순례객도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로 나타났다.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성지순례객 39명 중 서울 확진자 1명을 제외하고 의성, 안동, 영주 주민 등 경북 확진자는 30명이다. 순례여행을 하지 않은 가족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아 추가감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귀국한 뒤 직장과 온천, 식당, 경로당, 성당, 서점 등을 다니는 등 일상생활을 했고 단체활동도 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현재 이들과의 접촉자가 183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순례객을 공항에서 의성 등으로 실어나른 대구 거주 버스기사 2명도 아직 검사를 받지 않았다.
경북 칠곡 중증장애인시설인 밀알사랑의집은 새로운 집단감염원으로 등장했다. 지난 23일 이 시설 입소자 A씨(46)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입소자와 직원 등 확진자가 20여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앞서 대구 신천지 신도인 입소자 B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어머니와 20일간 함께 지내다 지난 11일 시설로 복귀했다. 밀알사랑의집에는 현재 입소자 28명과 근무자 28명 등 56명이 있다.
부산도 집단감염이 현실화됐다. 지역 확진자 38명 중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 관련 확진자가 20명을 넘어섰다. 19세 남성인 부산 첫 번째 확진 환자가 온천교회를 다녀갔고 이곳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교인들이 모임별로 수련회를 다녀왔고 그 인원이 150여명에 달한다.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여성은 대구 신천지 신도를 만나고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환자는 지난 21일 근육통 증상이 발생했고 병원 건물 2~9층을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의료기관 내 모든 환자와 직원을 노출자로 간주하고 코호트 격리를 진행 중이다.
경북 청송에서 처음 발생한 확진자는 20대 신천지 신도인 경북북부 제2교도소 교도관이다. 밀폐된 시설임을 감안하면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곳곳에서 신천지 관련으로 추정되거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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