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들이 경기 침체와 높아진 최저임금 문턱에 끼여 몰락하고 있다. 자영업자 소득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인 ‘사업소득’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사상 최초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중산층 이상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었다. 이자비용·사회보험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소비지출이 월 100만원을 넘어선 것도 부담을 더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477만2000원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5.8% 증가한 329만7000원을 기록하며 소득 증가세를 이끌었다. 소득 하위 20%부터 상위 20%(1~5분위)까지 골고루 오름세를 보였다.
평균 소득의 증가는 긍정적 흐름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만 따로 떼어서 보면 암울하다. 지난해 4분기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89만1600원에 그쳤다. 2018년 4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선 뒤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사업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하기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중산층 이상인 3~5분위의 사업소득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소득 수준이 딱 중간인 3분위의 월 평균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0.9%나 급감한 81만1000원에 머물렀다. 4분위와 5분위도 각각 7.0%, 4.2% 감소했다. 1인 자영업자보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계층에서 가파른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경기 침체 영향도 크지만 인건비 상승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이었다.
여기에다 고정지출 부담이 커졌다.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을 합한 비소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한 104만7000원이나 됐다.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자 몰락에 기름을 붓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지만 다음 달 발표하는 고용 통계를 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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