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기준 바꾸자 신규 확진자 10배↑… 불신 자초한 中집계

Է:2020-02-1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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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숫자-정부발표 差 해소위해 갑작스럽게 기준 변경’ 관측 제기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의료진이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시 지원을 위해 출발하고 있다. 우한 등 후베이성에는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우한에 군 의료진 2600명을 추가 투입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통계 기준을 갑자기 변경해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 범위를 넓혀 조기에 치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잠시 주춤하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통계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3일 후베이성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발표하면서 ‘임상진단병례’를 확진자 항목에 새로 넣었다. 이에 따라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전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만8206명, 사망자는 131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날보다 신규 확진자는 1만4840명, 사망자는 242명 증가한 수치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후베이성은 신규 확진자 증가에 대해 “임상진단을 통해 의심환자를 확진자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며 “의심환자들이 조기에 확진자와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보건 당국이 새롭게 적용한 임상진단 방식은 기존의 핵산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폐렴 증상이 있으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쩡광 수석과학자는 “여러 검사에도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가 있기 때문에 임상진단을 통해 이들을 확진자로 포함시키면 조기 격리조치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갑자기 통계 기준을 바꾼 것은 의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확진·사망자 수가 정부 발표와 큰 차이가 나서 이를 급히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확진·사망자 수를 반영할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실질적 통계’에 가깝게 조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동안 홍콩 매체들은 중국 정부가 확진자나 사망자 수를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실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도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집에서 방치되다 사망하는데 확진 판정이 없어 사인이 ‘폐렴’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조차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많다. 그동안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상당수가 최근까지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과거 경제 관련 수치 조작과 관련해 많은 의심을 샀던 중국 당국의 행태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해외 보건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사망자와 확진자 통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역학전문가인 닐 퍼거슨 교수는 “중국이 중증 환자들에 대해서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실제 사망자와 확진자 수에서 약 10% 정도만 공식통계로 포착되고 있으며 우한에서는 실제 환자 19명 중 1명 정도만 공식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한 뒤 미국에서 생활하는 부동산 재벌 출신 궈원구이는 최근 미국의 인터넷방송에 출연해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5만명 이상, 확진자가 150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중부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공산당 서기를 동시에 경질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정보 은폐, 의사 리원량 사망 등으로 들끓는 민심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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