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봉준호 마케팅’

Է:2020-02-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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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휩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고향이 대구라는 게 알려지자 이 지역 자유한국당 총선 예비후보들이 봉 감독 기념사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는 “봉 감독의 위대한 공덕을 영구 기념하고 계승해야 한다”며 그를 주제로 한 영화거리 조성, 생가터 복원, 동상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효상 의원은 ‘봉준호 영화박물관’ 건립을, 다른 예비후보는 ‘봉준호 명예의 전당’ 건립을 공약했다. 봉준호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봉 감독을 자랑스러워하는 지역민의 심정을 대변하겠다는 뜻은 알겠지만, 봉 감독 같은 예술인에게 이것이 바람직한지, 또 본인이 내켜할지 의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노린 정치인의 무임승차나 생색내기 성격이 짙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진보 성향이거나 정부에 밉보인 문화인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탄압한 박근혜정부 때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후신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와서 봉 감독의 쾌거에 숟가락 올려놓으려 하다니 얼굴도 참 두터우시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비아냥을 들을 만하다.

다른 정당도 오십보백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수상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재인정부 정책 덕분이라고 자찬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김대중정부 때 국가 예산의 최소 1%를 문화정책에 썼다며 DJ가 이번 ‘기생충’ 쾌거의 뿌리임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갑자기 5번째 총선 공약으로 ‘문화 예술 1등 국가’를 내세웠다. 문화예술인 지원 강화 등을 공약했다.

‘기생충’의 쾌거는 무엇보다 개인의 창의성과 민간 영화산업의 자율성이 제약 없이 발휘됐기에 가능했다. 봉 감독 기념사업을 하겠다는 한국당 후보들도 한심하지만, 예산 지원을 미끼로 갖가지 규제를 가해 황금알을 낳는 영화산업의 배를 가르지나 않을지 여당의 움직임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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