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원전인근 주민들, 부산 기장군 편입 추진

신고리 원전 3·4호기 인근 경남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홀대를 받고 있다며 부산 기장군 편입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12일 울주군과 서생면 이장단협의회에 따르면 이달 초에 열린 농업인대책위원회 정기총회에서 기장군 편입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됐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주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생면에는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4315가구 8531명이 거주한다. 울주군 12개 읍·면 중 6번째다.

울주군이 올해 원전으로 벌어들이는 세수는 약 213억원이다. 서생면은 원전 소재 지역으로 막대한 세수를 창출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다른 읍·면에 비해 발전은 미미한 수준이다. 주민들이 “군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이유다.

서생면에는 간절곶과 진하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가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도로와 병원 등 공공인프라는 낙후돼 있다. 또 서생면에 들어설 예정이던 영어마을도 사실상 중단돼 부지가 방치돼 있으며, 재래시장 개선 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반면 울주군의 다른 지역인 법서읍에는 산재모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며, 언양읍에는 전시컨벤션센터와 복합특화단지 등 KTX역세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장단협의회 박모(74) 부회장은 “기장은 원자력병원 등 의료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노인복지도 울주군보다 잘돼 있다”며 “원전으로 서생 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 지원금은 언양, 범서같이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가져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울주군 서생면이 기장군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군의회 및 시의회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주민투표를 통해 울주군 전체 주민의 의견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울주군 관계자는 “간절곶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해양종합관광사업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원전지원금 등을 활용해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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