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피겨 영웅’ 하뉴 유즈루(26)가 생애 첫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하뉴는 김연아 이후 처음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 선수권대회·4대륙 선수권대회·그랑프리 파이널)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뉴는 9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9-2020 ISU 4대륙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87.60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111.82점)과 합산한 최종 점수에서 299.42점으로 우승했다. 2위 제이슨 브라운(274.82점 미국)을 25점 가까이 따돌릴 만큼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하뉴는 2014 소치·2018 평창 동계올림픽 2연패에다 세계선수권대회(2차례)·그랑프리 파이널(4차례)를 차례로 정복했다.

주요 대회를 석권한 하뉴가 유독 4대륙 선수권대회만 출전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은메달만 3차례 목에 걸었을 뿐이다. 이번에는 달랐다. 이미 지난 7일 쇼트프로그램에서 2년 전 자신의 세계기록(110.53점)을 경신하고 우승을 향해 달려갔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토룹을 마무리하던 중 엉덩방아를 찧고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착지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에 따른 감점이 하뉴의 ‘금빛 연기’를 가로막지 못했다. 관중석 한쪽에서 응원하던 일본 관중은 하뉴의 연기가 끝나자 만화 캐릭터 곰 인형을 은반 위로 던지며 찬사를 보냈다. 인형은 화동들이 치우는데 5분 가까이 소요될 만큼 쌓였다.

‘김연아 키즈’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피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날 하뉴의 바로 직전 순서로 연기한 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19·고려대·사진)은 기술점수 88.78점에 예술점수 86.28점을 합쳐 175.06점을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합쳐 개인 최고점인 265.43점을 기록하고 5위에 올랐다. 5위는 이 대회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유영(16·과천중)은 전날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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