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은 사람 간 전파 속도가 빠르고, 의료진 등 병원 내 감염이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발병 초기 신종 코로나 환자에게서 기침·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대응이 늦었던 탓으로 분석됐다. 초반에 증상을 뚜렷하게 보이지 않던 신종 코로나는 빠르게 중증으로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의 중난병원 의료진이 7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138개 사례의 신종 코로나 입원 환자의 임상 특징’ 논문에 따르면 환자 중 41%가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병원에 입원한 환자 138명을 분석했다. 환자 연령은 22~92세였고 남성이 75명, 여성이 63명이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병원 내 사람 간 전염이 많고, 확산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게 신종 코로나의 특징으로 꼽혔다. 138명 가운데 57명(41%)이 병원에서 감염됐는데 의료진이 40명, 다른 질병으로 이미 입원했던 사람이 17명이었다.
병원 내 감염이 급속도로 진행된 이유는 신종 코로나 환자인 줄 몰랐던 이들이 엉뚱한 병동에서 치료를 받았고, 결과적으로 이들에 대한 대처가 늦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 중 약 10%는 발병 초기 기침·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설사와 메스꺼움이 먼저 나타났고, 일부는 두통·현기증·복통 증상을 보였다.
특히 의료진 10여명을 감염시킨 ‘슈퍼 전파자’도 처음엔 신종 코로나 감염 사실을 의심받지 않은 환자였다. 그는 외과 병동에 입원했다가 의료진과 같은 병동에 있던 4명의 환자를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에게 감염된 의료진 40명 중 31명은 일반 병동에서 일하다 감염됐다. 이밖에 응급 병동 근무 중 감염자가 7명이었고, 집중치료실(ICU) 소속으로 감염된 의료진은 2명에 불과했다.
신종 코로나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논문은 환자가 초기 증상을 보인 뒤 호흡 곤란이 오기까지 평균 5일이 걸렸다고 전했다. 다만 고령이거나 당뇨·암·심장병 등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어리고 건강한 환자들보다 증세가 심한 경향이 있었다. 138명의 환자 중 약 26%는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었다.
발병 초기 은둔하듯 뚜렷한 증상이 없던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NYT는 우려를 전했다.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의 앤서니 파피 소장은 “의사들이 환자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논문의 사례가 된 138명의 환자들의 경우 지난 3일까지의 사망률은 4.3%로 중국 전체 확진자 사망률 2.1%보다 높았다. 논문에서 의료진은 그 원인에 대해 아직 알 수 없으며 더 많은 사례가 모이면 수치가 바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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