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돈 잡아라”… 은행·핀테크 ‘소액 자산관리 전쟁’

Է:2020-02-0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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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빅데이터 활용,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도 제시


사회 초년생인 한모(28·여)씨는 최근 자산관리에 푹 빠졌다. 300만원 소액으로도 투자 성향까지 고려한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받아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면서부터다. 한씨는 지난해 8월부터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채권, 미국 달러 예금에 4대 4대 2 비율로 투자하고 있다. 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를 훌쩍 넘는 연 7.2%에 달한다. 한씨는 “자산관리는 고액자산가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소액도 비대면으로 관리가 되니 너무 편리하다”며 “적금만 들다가 이젠 투자비율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 속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젊은층을 겨냥한 ‘소액 자산관리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주는가 하면 미래 계좌 잔액도 예측해준다.

가장 눈에 띄는 자산관리 앱은 ‘에임(AIM)’이다. 에임은 재테크 초보자들도 해외 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3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 37만명, 관리자산 1300억원에 달한다. 재무 상황과 투자 목표, 기간 등을 입력하면 AI가 알아서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식이다. 시장 위기를 감지하면 AI가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늘려 손실을 최소화한다. 핀테크업체 레이니스트가 운영하는 뱅크샐러드는 ‘금융비서’ 역할을 자처한다. 주마다 지출 내역을 보고서로 작성해 보고한다. 고객이 과소비를 한다 싶으면 바로 ‘자제하라’며 경고 메시지도 보낸다.

핀테크업체의 ‘틈새시장’ 약진에 시중은행은 ‘미래 자산 예측 서비스’로 맞불을 놨다. KB국민은행의 자산관리 앱인 ‘KB마이머니’는 지난해 10월 전면 개편하고 미래 자산을 예측해주는 ‘금융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 모바일뱅킹 앱인 ‘쏠(SOL)’에 ‘MY자산 캘린더’ 기능을 탑재했다. AI가 잔액 부족 여부를 미리 인지하고 관리한다.

소액 자산관리 서비스에 은행과 핀테크업체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비대면 채널에 익숙한 젊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젊은층에선 적은 예산으로도 쏠쏠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소확행 재테크’가 유행이다. 이른바 ‘잔돈 금융’ ‘짠테크(짜다+재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높은 개발비용을 감안하더라도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은행 입장에선 결코 손해가 아니다. 큰 결심을 하지 않아도 소액으로 간편하게 자산관리에 발을 들이게 되면 자연스레 은행의 주거래 고객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소액 투자자들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자사의 투자 방식을 무료로 ‘경험’하게 하는 것만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한 보유자금에 상관없이 은행 문턱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선 결국 소액 자산관리 서비스 성패는 데이터 분석 역량에 달렸다고 본다. 앞으로 고객 데이터 거래가 활발해지면 보유한 데이터 규모보단 주어진 데이터로 고객에게 보다 적확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고 높은 수익률을 내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몇 년 이내로 자산관리 서비스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나왔을 때 시중은행이 따라간 것처럼 하나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고객을 끌어오는 건 데이터 가공 능력과 이를 기반으로 다져진 브랜드 신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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