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정선 산골에서 1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새 옷을 입어보지 못하고 자랐다. 가난한 시골 형편에 대학 때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고, 직장에 다닐 때도 새벽엔 건물청소, 주말엔 아르바이트, 회사를 옮긴 후에도 격일제 24시간 근무를 하고 낮에는 횟집에서 일했다. 시간은 돈이었고 통장에 늘어나는 숫자는 내가 사는 이유였다. 젊은 처녀가 직업과 거주지가 자주 바뀐다며 간첩으로 오해받아 조사를 받을 정도로 일을 따라다녔다.
결혼하고 군인인 남편을 따라다니다 부동산에 눈을 떴다. 전세 낀 빌라를 사서 4000만원을 남긴 후 쇼핑을 하듯 경매, 공매 사이트에서 집을 사고 팔며 재테크의 꿈을 키웠다. 아이용품도 중고 사이트에서 사서 되팔았고 아들을 출산하던 날 남편이 사온 장미꽃을 보며 ‘미친 거 아니야?’라고 소리쳤다. 남편 생일에도 카스테라에 요플레를 뿌리고 초를 꽂아 파티를 하는 등 돈에 목숨을 거는 사이에 아파트가 4채나 돼 월세, 전세를 주며 소득을 늘려 나갔다.
그 후 병원 장례식장 사무실에 근무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청에 고인정보 보고를 할 때 자살한 사람이 너무 많아 큰 충격을 받았다. 매일 들어오는 시체와 가족들을 보며 나도 짧은 인생 돈의 노예로 살다가 허무하게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들리는 통곡소리에 죽음의 공포가 몰려왔고 남편과 아들이 눈에 안보이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남편이 산에 가면 뱀에 물릴까, 낚시를 하러 가면 바다에 빠질까, 운전할 때는 교통사고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새언니가 ‘우리 교회는 장례식이 축제예요!’ 하며 기쁘게 다녀오는 모습은 내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마침 기독교방송에 오빠와 새언니 그리고 둘째언니가 줄줄이 출연해서 신앙 간증을 했다. 인생의 작은 부분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우리 가족들의 변화에 놀라 바로 교회에 갔는데 성도들이 너무 따뜻하게 맞아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나 선포되는 말씀인 십자가와 부활 사건은 나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예수님은 분명 역사적인 인물이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난 증인들이 수없이 많은데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부활이 역사적 사실인데도 전혀 가슴에 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는 말씀을 듣는 순간 하나님께서 ‘네가 나를 믿느냐?’고 강하게 물어 보시는 것 같았다. 내 중심이 들통 나며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순간 하나님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며 전능자를 짓밟고 무시하는 마귀와 같은 내 모습이 보였다. 내 마음에 돈이 가득해 예수님이 들어올 자리가 전혀 없었다. 예수님을 판 가롯 유다와 같이 악랄한 자가 바로 나였다.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비로소 나는, 하나님 앞에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죄를 진심으로 회개하고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돈에 잡히고 아파트에 매여 악쓰고 발악했던 내 시선이 하늘과 영혼을 향하기 시작하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에어컨과 정수기를 설치하고 20만원짜리 남편 신발도 사고 겨울에 보일러도 돌리니 남편은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보다 더 놀랍다’고 했다. 가족에게도 한 푼 쓰지 않았는데 성경책을 사서 매일 슬픔에 젖은 사람들을 접하는 직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기 시작했다. 시골생활이 답답하다고 늘 우울해하던 친구는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한 후 지금 사명자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매일 장례식을 보면서 오직 하나님 안의 영원한 것만 남는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한다. 돈에 매여 투자처를 찾던 나는 지금 로또 당첨금보다 더 큰 기쁨으로 영원한 천국을 향해 기쁘게 달려간다.
임정순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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