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환자가 하루 사이에 1700명 이상 급증하면서 총 감염자가 4500명을 넘어섰다. 2003년 전 세계적으로 8000여명이 감염되고 774명이 사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빠른 전파 속도여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이 우려된다.
우한 폐렴은 이미 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확인된 상황이다. 특히 전염병 발원지인 우한시는 28일 현재 시내의 발열 환자가 1만5000명이라고 밝혀 감염자가 단기간에 폭증할 전망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중국 본토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451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 비해 1700여명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도 하루 사이 26명 늘어 106명이 됐다. 의심환자는 2000여명 증가한 6973명으로 나타났다.
우한 폐렴 환자 수 급증은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 확진자가 1300명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 확진자가 하루 사이 1291명 늘어 2714명으로 집계됐다. 우한에서만 확진자가 1590명으로 전날에 비해 892명 증가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전날 첫 사망자가 나왔다.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에 다녀온 적 있는 50세 남성이 우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8일 우한을 방문한 뒤 발열 증상 등을 보였고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북·중 접경이자 양국 교역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도 확진자가 5명이나 나왔다.
펑즈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은 우한 폐렴이 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다고 전날 중국 관영 CCTV에 출연해 말했다. 펑 부주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능력은 사스와 상응할 정도로 강하다”며 “평균적으로 환자 1명이 2∼3명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배증시간’(배로 늘어나는 시간)이 6~7일로 사스의 9일보다 짧다”며 “확진 건수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밝혔다.
우한시 당국은 최근 며칠간 발열 환자가 1만5000명 발생하는 등 최고조에 달했다고 밝혔다. 마궈창 우한시 당서기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비슷한 시기 우한시 전체 발열 환자가 3000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의 발열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며 “의료 자원을 총동원했음에도 많은 환자가 길게 줄을 서야 했다”고 전했다.
우한 폐렴 환자가 가장 많은 후베이성은 환자 수용을 위해 병상 8000개를 늘리기로 했고, 우한시는 제2의 응급병원을 세우기로 했다. 후베이성 양윈옌 부성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한 이외 지역에 의료기관 70여곳을 신축·증축해 병상 8000개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료기관을 신축 또는 개축하고, 일부 민영 병원 등 현재 있는 의료기관을 징발하는 방식을 동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한시는 병상 700~1000개 규모의 훠선산병원을 긴급 건설하고 있으며, 레이선산에도 보름 내 완공을 목표로 병상 1500개 규모의 제2 응급병원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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