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 설레발”… 文 ‘중재자 역할’ 노골적 거부감

Է:2020-01-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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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北·美에 끼지 말라는 듯 비난… 북·미 연락 과정서 한국 소외 지적도


남북 협력, 북·미 대화 촉진을 내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구상에 대해 북한이 노골적인 ‘통미봉남’식 답변을 내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 축하 인사를 문 대통령이 대신 전달해 달라고 했다”고 하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남조선 당국이 설레발을 치고 있다”며 대놓고 면박을 준 것이다. ‘북·미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는 북한의 입장이 명확해지면서 정부가 비핵화 협상 중재자 역할이 아닌 남북 협력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김 고문은 11일 담화를 통해 “새해 벽두부터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생일 축하 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면서 설레발을 쳤다”며 “남조선이 대긴급통지문으로 그 소식을 알려왔는데 아마도 남조선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걸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을 방문했던 정 실장은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을) 마침 만난 날이 1월 8일, 김 위원장 생일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기억하고 문 대통령께 김 위원장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면서 그 메시지를 김 위원장께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실장의 발언은 미국이 여전히 문 대통령을 북·미 간 중재자로 생각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 하루도 안 돼 북한이 낯 뜨거울 정도의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김 고문은 특히 “남조선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면서 중재자 역할에 특히 거부감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12일 김 고문의 비난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물밑에서는 북한이 북·미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구상을 직접 비방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북한이 중재자에 대해선 거부감을 나타냈지만 체육 교류, 도로·철도 연결 등의 남북 협력 제안을 공식 반박하거나 문 대통령을 겨냥해 험담을 쏟아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북·미 간에 직접 생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미국으로부터 공유받지 못하고 불쑥 중재자 역할을 부각하려다 북한을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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