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이 1년 전보다 13.3% 줄었다. 2013년 이후 매년 증가세였던 FDI가 추락하기는 6년 만이다. 반면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해외직접투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FDI 실적은 신고가 기준 233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69억 달러를 찍었던 2018년보다 13.3% 감소했다. 산업부는 감소 배경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의 기저효과와 대외 여건 악화를 꼽았다. 지난해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혜택 종료를 앞두고 2018년에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조기 신고한 기업이 많았다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산업부는 “5년 연속 200억 달러 유치를 달성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안착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세부 내역이 그리 좋지 않다. 신고 기준이 아닌 실제 도착 기준으로 집계한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은 127억7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0%나 떨어졌다. 신고 금액보다 하락 폭이 2배나 큰 것이다. 투자 계획을 세웠어도 실제 들어오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비용 상승과 신산업 관련 각종 규제 문제 등으로 국내 투자는 물론 해외 투자도 저조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투자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를 비롯해 미래차, 수소경제,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 투자자금을 유인하기 위해 첨단기술투자의 경우 현금 지원을 확대한다. 해외 투자설명회(IR)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이 밝지 않다. 산업부는 “글로벌 FDI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FDI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는 사이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하는 해외직접투자(ODI)는 증가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ODI 누계치는 444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6%나 증가했다. 4분기 실적까지 합치면 497억8000만 달러였던 2018년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초로 연간 ODI 누계치가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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