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의 날’이란 영화가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정부를 믿고 의지하던 국민에게 가슴 아픈 역사, 국가의 실패를 그려내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IMF 외환위기 후 2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도 경험했다. 굳이 ‘위기’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오늘 이 순간, 우리는 위기의 시대에 살아가는 게 아닐까.
교회는 어떠한가. 한때 폭발적 부흥을 경험했던 한국교회가 이제 위기 가운데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고들 한다. 교회의 위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이 있다. 내부적 요인에는 한국교회의 세속화 및 성장 역동성 상실, 무리한 건축과 과도한 빚, 그로 인한 교회의 부도 증가 등이 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인구 감소 및 인구 구조 변화, 경제 위기, 주력 세대의 가치관 변화 등이 있다. 여기에 정치 경제 안보 외교 어느 한 영역도 순탄치 않은 게 현실이다. 한 마디로 교회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환경이 지금만의 일일까. 위기와 어려움은 반복됐다. 지도자들이 핍박당하고 순교의 제물이 되기도 했다. 내부의 분열 위기도 있었고 죽음을 감수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기록한다.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행 9:31)
사도행전을 보면 알 수 있듯 모든 교회가 외부 환경에 의해 좌지우지되지는 않는다. 주님이 주인 되신 교회는 위기 상황을 뛰어넘고 핍박 상황에 오히려 부흥을 경험할 수 있다.
경산중앙교회는 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두 번의 금융위기에도 오히려 교회건축을 마치고 계속해서 부흥의 길을 걷고 있다. 교회는 2019년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59년 설립 이래 50년간 네 차례 예배당을 건축했고 이를 통해 교회의 외형을 확장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했다.
경산중앙교회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씨를 뿌리며 기도하던 1990년대 초반 급성장을 맞았다. 장년 출석 1000명이 넘어선 것이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갔다. 이때부터 성도들은 3000명 성도, 3000석 예배당을 놓고 기도했다.
3차 건축을 시작했던 97년에는 IMF 외환위기를 경험했고 4차 건축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진행됐다. 도무지 회복될 것 같지 않던 외부 상황이 있었지만, 성도들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눈물로 기도했다. 드디어 3000석 예배당이 건축됐고 그 사이 장년 출석은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현 담임인 김종원 목사는 경산중앙교회 10대 목사이다. 부교역자 시절 3차 건축에 함께했고 미국 LA세계로교회와 나성한미교회, 서울 사랑의교회 부교역자를 거쳐 2009년 4차 건축이 완료된 시점에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오랫동안 기도하던 3000석 예배당 건축을 마친 후 10여년 동안 경산중앙교회는 무엇을 했을까. 이 질문은 다시 말해 ‘하나님이 과연 왜 경산중앙교회에 3000석의 예배당을 주셨을까’로 바꿔볼 수 있으며 이는 경산중앙교회의 사명과 맞닿아 있다.
경산중앙교회는 지난 10여년간 무형의 교회, 즉 성도의 건강성 유지와 성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진정한 교회인 사람을 키우는 목회에 전념했다. 제자훈련과 전도를 통해 ‘부흥을 꿈꾸며 한 영혼을 제자 삼아 세상을 변혁하는 3대가 행복한 교회’의 꿈을 펼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사역의 중요한 두 축인 훈련과 전도는 유기적으로 진행된다. 제자훈련을 통해 한 사람의 성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숙한 청지기가 된다. 훈련된 성도는 봉사하고 공동체를 세우며 복음의 증거자가 된다. 훈련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는 지상명령을 따라 삶의 자리에서 믿지 않는 영혼을 주께로 돌이키는 영혼 구원 사역에 순종한다.
전도된 새신자는 생명을 얻은 데 만족하지 않고 훈련에 참여함으로써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란다. 훈련과 전도를 통해 생명의 재생산과 훈련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교회의 건강성이 유지된다. 3000석 본당에 이제 6000여명의 장년 성도가 함께 예배를 드리며 안팎으로 내실을 다져 대구와 경북을 섬기는 지역교회로서의 사명뿐만 아니라 이 민족과 세계를 품는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성도들에게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성도 한 사람, 즉 ‘나 자신’이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교회된 성도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이 고민은 개인적 질문인 동시에 경산중앙교회의 공동체적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회의 외형을 늘리는 것보다 교회가 어떻게 더 건강해질지 어떻게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기도하며 소통한다.
영화 ‘국가 부도의 날’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위기는 반복됩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입니다. 끊임없이 사고하고 항상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어쩌면 또 다른 위기를 만날 것이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계속 전진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깨어 기도하며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교회는 하나님이 계속 부흥시키실 것이다. 그 대열에 경산중앙교회가 앞장서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건강한 교회로 존재할 것이다.
김종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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