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도 중국 내수 시장의 ‘애국 소비’ 덕분에 글로벌 점유율을 더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 지속 여부에 따라 내년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향방이 크게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와 전면전을 통해 1위 사수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12일 베트남에서 갤럭시 A51 출시 행사를 열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중가 스마트폰의 첫 출발 지점을 동남아시아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 베트남으로 선택한 건 중국 업체와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은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시장이다. A51은 4800만 화소 카메라 등 후면에 4개의 ‘쿼드 카메라’를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제조자주문생산(ODM)을 확대하는 등 중국 업체와 가성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중저가 모델 가성비 강화 전략을 쓴 삼성전자는 다시 연간 3억대 출하량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억230만대를 출하해 2년 만에 3억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무너질 줄 알았던 화웨이가 의외로 선전하며 오히려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화웨이는 올해 2억5100만대를 출하하며 지난해(2억580만대)보다 4500만대 이상 출하량이 늘었다. 미국 제재 영향으로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판매가 줄었지만, 중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많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는 지난해 20.3%대 14.4%로 5.9% 포인트에서 올해 21.3%대 17.7%로 3.6% 포인트로 줄었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산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자체 운영체제(OS) ‘홍멍’도 준비하는 등 ‘탈(脫)미국’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안드로이드 없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마무리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언제 끝날지가 스마트폰 사업에 중대 기로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SA는 미국의 제재가 계속될 경우 화웨이의 내년 점유율이 15.5%로 줄고 삼성전자는 22.9%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제재 상황이 끝나면 화웨이 출하량이 2억5900만대까지 늘고 삼성전자와 격차도 2.9% 포인트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3억대로 잡았다.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약해진 샤오미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는 이날 한국 시장에 홍미노트8T 판매를 시작했다. 홍미노트8T는 4800만 화소 쿼드 카메라, 6.3인치 풀HD디스플레이, 4000mAh 배터리 등의 사양을 갖췄으며, 출고가는 23만9000원이다.
정승희 모비코리아 대표는 “샤오미 스마트폰은 한국 시장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가성비 제품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샤오미는 내년에 국내 시장에 5G폰 출시도 검토 중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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