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은 4차 산업기술을 도입하고, 상용화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입니다. 여객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한국공항공사의 업무 영역을 지리적으로도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2019년은 국내 항공사에 다사다난과 대격변으로 기록될 한 해였다. 급변하는 항공산업 환경 속 국내 14개 공항 운영사인 한국공항공사의 수장으로 오는 14일 1주년을 맞이하는 손창완 사장은 ‘항공대중화’와 ‘국제표준 선도’ 등을 키워드 삼아 창립 40주년,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손 사장은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을 “세계 유일무이한 종합 공항그룹으로서의 면모, 또 국가정책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책무 등을 구성원들에게 비전으로 제시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준비단계였다”고 돌아봤다. 특히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한 노선 다변화 노력, 중남미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대표되는 해외사업 진출, 자회사 체제 출범 제반작업 등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자체 기술로 항행안전시설을 개발하는 공항운영자이자 장비개발자, 나아가 공항 건설도 담당하는 공사의 특수한 위치에 주목한다”며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세계적 공항그룹으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 ‘K-공항’ 한류를 싹틔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 중점 추진할 정책으로는 안전에 기반한 스마트 공항 구축을 통해 ‘항공 대중화’ 실현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최고의 안전 속에서 최고의 서비스가 나온다. 공항의 모든 부문에서 가장 기본은 안전”이라며 “그 위에 업무적으로 스마트한 공항을 구현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여객서비스 고도화는 기술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며 우리는 이미 개별 사안에 대해 이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면서 “요즘 트렌드인 ‘해슬 프리’(Hassle Free·부담 없는) 서비스 제공으로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누구나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키오스크를 통한 자동발권 시스템, 화물 위탁을 위한 백드롭 시스템, 주차장 예약, 생체정보를 이용한 신분검색 등 스마트 혁신기술을 통합해 공항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손 사장은 “예를 들어 여객 이용객이 출발지부터 탑승 시점까지 무거운 짐을 직접 끌고 다니는 불편만 덜어줘도 공항 이용은 한층 편리해진다”며 “공항 접근성 문제,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보안검색과 탑승수속 간소화 등 작은 변화가 공항 이용 수요를 이끌어내는 포인트”라고 했다. 캐리어 등 무거운 짐과 여객의 분리, 모바일을 통한 항공 스케줄·동선·혼잡도 등의 실시간 안내로 스마트한 탑승 환경을 구축해 항공 대중화와 공항 신(新)수요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겠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에어포트 기술은 국제표준화 선도와 해외사업 진출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공사는 올해 페루 친체로 PMO(총괄관리)사업 수주와 에콰도르 민타공항 운영권 사업 등 해외 진출 부문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손 사장은 “정부 간 계약(G2G)으로 계약당사자인 한국공항공사와 민간이 팀을 이뤄 선진국 독점시장인 PMO 시장에 국내 첫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향후 국내 엔지니어링 회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미뿐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신공항 건설의 옵서버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 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며 중남미 성공을 발판으로 동남아 등 신남방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마트 공항의 국제표준화를 선도하겠다는 복안도 드러냈다. 손 사장은 “세계 최초로 손바닥정맥 인증기술을 적용해 신분증 확인이 필요 없는 ‘원아이디’ 수속을 보안검색 절차에 도입하고 이를 세계 표준으로 채택하기 위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개편을 통해 본사 인력을 줄이는 대신 해외사업팀, 스마트에어포트TF 등에 인력을 보강해 우리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모티프(동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