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과 적용은 성경 자체에 목적을 두고 시작해야 합니다.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성경을 상고하기도 하는데 자칫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첫째, 당면한 문제와 유사한 내용을 성경에서 찾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병 고침을 다룹니다. 12년 동안 혈우병을 앓아 온 한 여인이 있습니다. 치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았지만, 소용이 없었던 여인은 예수님을 만나 하루아침에 병 고침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이를 적용해 봅니다. 한 성도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치료법이 없습니다. 성도는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되고 성경도 가까이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성경을 살피고 유사한 사례에 주목합니다. 이를 근거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내려 합니다. 이런 식의 접근은 원래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드러내시고자 한 의도를 곡해하거나 성경의 올바른 이해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성경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정식을 만들어 낼 때입니다.
성도가 마침 비슷한 본문을 찾아냈습니다. 혈우병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니 정말 병이 나았습니다. 병을 앓고 있는 성도는 혈우병 앓던 여인이 치료받음에 있어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졌었는지 살핍니다. 그렇게 살펴 발견한 것이야말로 자신의 치료를 위해 가져야 할 마음과 자세라 설정합니다. 나름의 방정식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 방정식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 됩니다. 이것이 두 번째 문제입니다.
셋째, 신앙의 변질과 왜곡을 불러올 때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병이 나았다고 가정해봅니다. 만약 특정 장소에서 병 고침을 받았다면, 그 장소가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대표적 장소로 인식됩니다. 그렇게 되면 유사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그곳을 찾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도 합니다. 그곳은 대표적인 하나님의 병 고침 역사의 장소로 소개됩니다. 신앙 안에서 최고의 기적은 무엇입니까? 전에도 죄인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죄인인 사람이 천국에 속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 최고의 역사입니다. 그런데 구속의 역사는 뒷전으로 밀리고 현실 문제 해결이 하나님의 대표적 역사인 양 왜곡됩니다. 병 고침, 즉 문제의 해결은 신앙이 좋은 사람에게 일어나는 기적처럼 왜곡됩니다. 병이 낫지 않으면 신앙이 부족한 성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와 신앙의 본질이 바뀌어 버립니다.
넷째, 균형이 깨진 삶이 좋은 신앙의 모범으로 제시될 때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은 신앙의 균형을 깨트립니다. 성도가 특별한 기적을 목격했을 때, 자칫 신앙적 측면에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린 삶을 살게 되는 경우를 봅니다. 이단들을 보십시오. 구원받았다고, 은혜받았다고 하면서 가정, 직장, 학교를 버리고 심지어는 자신의 몸까지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옷자락을 만진 여인에게 말씀하십니다.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주님은 ‘이제 치료가 되었으니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라’ 하십니다.
은혜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자신을 팽개치는 일은 은혜를 받은 사람으로서의 합당한 모습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합당한 모습은 균형입니다. 자신의 삶을 깨트려 이루는 균형이 아니라 성도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신앙 안에서 소중히 여기며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 일을 잘 감당하며 이루는 균형입니다.
성도는 성도답게, 맡겨진 곳곳에서 살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하나님 앞에서 옳다고 스스로 단정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성도답기를 소홀히 한다면 그 또한 옳지 않습니다. 경험과 체험 그리고 부분적인 역사의 현장을 목격하는 것도 유익한 것이지만 이를 잘못 적용을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잘못된 결과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신앙이 성경으로부터 시작한 것인지 살펴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유영권 천안 빛과소금의교회 목사
◇천안 빛과소금의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교단 소속으로 말씀 중심의 사역이 이뤄지는 교회입니다. 한국종교이단연구소를 부속기관으로 두고 연구, 상담,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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