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공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면엔 제작진의 정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슬로 모션이나 되감기 같은 편집 기술을 동원해 담아내고, 생생한 사운드로 식감이 어떤지도 알게 해준다. 맛을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한마디로 ‘먹방의 끝판왕’ 같은 프로그램이다.
화제의 방송은 케이블채널 tvN을 통해 매주 일요일 밤 10시40분에 방영되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이하 스푸파·사진)다. 스푸파는 지난해 4~6월 첫 번째 시즌이 방영된 뒤 지난달 22일부터 두 번째 시즌이 방송 중인데, 전작이 그랬듯 명불허전이다. 방송은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식도락 탐방에 나서는 내용이다. 지난 시즌이 태국 홍콩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요리에 집중했다면, 이번 시즌 촬영지는 유럽이나 미국까지 아우르고 있다.
스푸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영상미지만 백종원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요인이다. ‘요리 연구가’를 자처하는 인물답게 그는 어느 요리를 대하건 해박한 지식을 뽐낸다. 백종원은 “먹는 순간 즐겁고 ‘힐링’이 되는데, 스푸파를 촬영할 때면 카메라의 존재를 잊을 정도로 행복할 때가 많다”며 “공부도 많이 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어 “먹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 드리고 싶다. 시청자들이 ‘저런 맛이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매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박희연 PD는 촬영지 선정과 관련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인공이 백종원인 만큼 그가 잘 알고, 가고 싶어하는 도시 위주로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푸파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첫 번째 시즌 시청률은 매회 1~2% 수준을 맴돌았고, 두 번째 시즌도 전작보단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2% 수준이다. 하지만 스푸파는 시청률만으로 재단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봐도 현재 국내 방송가에서 가장 훌륭한 음식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음식과 관련된 각종 정보와 재미를 가장 깔끔하고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방송”이라고 호평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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