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야구가 1일 우승팀이 결정되며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타이틀을 갖고 있는 프로야구는 관중 감소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인기팀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가 초반부터 부진하는 등 팀 전력의 양극화가 일찌감치 불거진데다 경기력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평가가 곁들여진 탓이다. 공인구 교체는 홈런 갯수와 타율의 급락을 가져오며 한국야구의 거품을 보여줬다.
프로야구는 30일까지 약 726만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807만명의 관중이 들어선 지난해 대비 10% 가까이 떨어졌으며 관중은 2년 연속 줄었다. 프로야구 관중이 800만을 넘지 못한 것은 2015년(약 736만) 이후 처음이다.
관중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관중을 동원하는 전통의 인기팀 KIA 타이거즈(7위)와 롯데 자이언츠(10위)의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한 한화 이글스(9위)와 전통의 명문 삼성 라이온즈(8위)도 나란히 추락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5팀은 NC 다이노스(5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도권 구단이 다. 6위 KT 위즈와 7위 KIA의 경기차는 9경기나 된다. 일찌감치 성적 양극화 구도가 만들어지며 하위권팀의 팬들은 야구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팬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력도 흥행 부진을 촉발했다. 최다 타자 연속 사사구, 한이닝 최다 사사구, 최초의 끝내기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패 등 볼썽사나운 기록들이 양산됐다. 타팀 선수와 잡담하다 견제사를 당하는 등 성의없는 플레이도 적지 않았다. 절대 수치면에서 실책, 사사구 등 좋지 않은 기록이 올 시즌 최다는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 등이 활약하는 메이저리그의 고급 야구를 보며 관중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프로답지 못한 플레이의 속출이 팬들의 외면을 불러온 셈이다.
공인구가 바뀌자 곧바로 리그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쉬움을 안겼다. 지난해 1756개의 홈런이 터진 프로야구 리그는 공인구의 반발력을 줄인 올 시즌 홈런이 1000개를 간신히 넘긴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40홈런을 넘긴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한동민(SK 와이번스) 등은 홈런 개수가 30개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0.286에 달했던 리그 타율도 지난 30일 현재 0.267로 눈에 띄게 내려갔다. 지난해 34명이나 됐던 3할 타자는 18명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2017년 신인왕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당시 타율 0.324), 지난해 신인왕 KT 강백호(당시 0.290 29홈런) 같은 대형 신인 타자도 올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프로야구 막내 구단인 KT와 NC의 약진은 고무적이었다. 2015년 1군 진입 이후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지난해에야 9위로 올라온 KT는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시즌 막판까지 NC와 5강 다툼을 하며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충격의 최하위를 기록한 NC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입단한 초대형 포수 양의지를 중심으로 성적과 흥행 모두를 잡는 데 성공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지난해 대비 관중이 늘어난 구단은 신축한 창원 NC파크에서 첫 시즌을 치른 NC가 유일했다. 마지막날까지 촉각을 곤두세운 두산과 SK의 우승 경쟁은 시즌 막판 화제를 낳았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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