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네덜란드 신칼뱅주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가 1908~09년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의 스톤 강연 때 했던 강의를 모은 책이다. 바빙크는 대표작 ‘개혁교의학’을 통해 개혁신학과 개혁철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는 교의학자를 뛰어넘어 철학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는 ‘계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전제이자 기초이며 비밀’이라는 기본 개념을 제시한다.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계시로 철학 자연 역사 종교 문화 인간의 미래 등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바빙크는 “계시에 근거한 기독교 유신론이야말로 진화론과 유물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이며 삶의 길”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기독교 신앙과 세계관을 확고하게 변호하는 변증서이기도 하다. 개인적 삶과 교회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사변적 진술에 머무는 게 아니라 개인의 세계관과 인생관, 교회관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를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 강연’과 함께 이 분야 쌍벽을 이루고 있는 고전으로 손꼽힌다.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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