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개혁은 남이 아닌 자신의 살가죽을 벗기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음세대 맞춤형 전도를 위해선 말 대신 영상, 논리 대신 감성이 중요하다는 도움말도 제시됐다. ‘한국교회 부흥을 넘어 미래로 세계로’란 주제로 열린 한미준21(대표 섬김이 정성진 목사)의 2박3일 세미나에서다.
한미준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줄임말이다. 과거 옥한흠 하용조 이동원 등 한국의 대표 복음주의 목사 3인이 2003년 신학생들과 함께 세미나를 열며 미래 목회 대안을 논의하던 모임에서 비롯했다. 정성진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 등이 한미준의 중단을 안타깝게 여겨 2016년부터 ‘한미준21’이란 이름으로 매년 여름 세미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목회자와 신학생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 목사는 27일 아침 강의에서 “개혁(改革)을 말할 때 ‘가죽 혁(革)’자를 쓰는 이유는 살가죽을 벗기는 아픔을 동반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는 개혁을 한다면서 남의 가죽만 벗기려고 달려드니까 싸움이 되고 진영이 갈라진다”고 진단했다. 정 목사는 “자기의 살가죽부터 벗겨 스스로 탈피과정을 거쳐야 개혁이 된다”며 “한국교회가 신뢰도 추락의 어려움을 겪는데 이는 교회 내부의 비판이 자기성찰이란 여과 과정 없이 외부에 노출된 영향이 크다”며 안타까워했다.
정 목사는 목회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크로스로드 선교회를 설립하고 매달 최소 2번씩 설교 교회개척 보이스컨설팅 등 목회 실무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음 달 2일엔 서울 종로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가 강의한다고 전했다.
박성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는 같은 날 ‘젊은 세대 복음화 전략’을 강의했다. 박 목사는 “교회도 어렵지만, 캠퍼스 전도는 더 어렵다”며 “학내 선교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바로 이단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에 익숙하고 다양성과 단순함을 추구하며 ‘혼밥’ ‘혼행’을 추구하고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음세대의 특징을 나열했다. 이어 무료 배포 게이트웨이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CCC가 제작한 영상으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며 공동체로 이끄는 방식을 설명했다.
26일 열린 개회 예배에선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가 ‘일곱 별, 일곱 금 촛대의 비밀’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미래 준비 목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는 여성으로서 1만명 넘는 교회를 이끌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야곱의 이야기로 풀어내 공감을 얻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목회’를 주제로 “기술 발달로 온라인 소통이 활발해졌지만 개인주의화 된 사회에서 철저한 소외를 경험하는 이들이 많다”며 “교회 공동체가 이들을 어떻게 보듬을지 고민하자”고 말했다.
안성=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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