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보드로 미국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계속 압박하는 목적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분히 내년 미 대선을 고려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뜻이다.
보드로 교수는 “무역분쟁의 가장 실현가능한 해법은 미·중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WTO를 비난하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보드로 교수는 이에 따라 “뾰족한 해법이 없어 미·중 무역분쟁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일보는 국제무역 전문가인 보드로 교수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24일(현지시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목적은 미국민들 사이에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데에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가치 절하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의 중국 수출을 늘리고, 중국의 미국 수출을 줄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미·중 무역분쟁에 환율전쟁까지 추가되면서 미·중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무역 관련 참모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경제적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이 미국 제품을 더 많이 사고, 대미 수출을 줄일 때에 한해 중국을 용인하고 있다. 중국이 과도하게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는 주장은 미국이 중국을 나쁜 행위자로 묘사하는 셀 수 없는 구실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 그리고 핵심 지지자들은 중국이 미국의 글로벌 경제체제에 통합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관세를 정당화하고, 무역에 제한을 가하는 어떠한 조치라도 취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와 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글로벌 공급체계를 방해할 것이다. 미국은 전체적으로 틀림없이 손해를 볼 것이며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의심의 여지없이 글로벌 공급체계와 연결돼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일부 한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분쟁에서 이익을 얻겠지만, 대다수 다른 기업들은 손해를 볼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해결 방법은.
“어떻게 보면, 해법은 매우 쉽다. 어느 한쪽 또는 양국 모두 그만 떠들면 된다. 나는 미국인으로서, 미국 정부가 모든 무역 제한 조치나 보복 관세들을 즉시 철폐하기를 희망한다. 만약 어떤 나라가 관세나 보조금, 시장을 왜곡하는 개입을 계속 활용할 경우 그 피해는 그 나라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정치적으로 가장 실현가능한 해법은 미·중이 무역분쟁을 WTO로 가져간 뒤 WTO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WTO를 비난하고 있어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래서 나는 미·중 무역분쟁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더욱 악화된 뒤에야 진정 국면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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