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고교 3학년 때 그를 가르친 서울 강남의 입시학원장 A씨는 “가르쳤던 학생들 가운데 논문을 쓴 경험이 있는 학생은 조씨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제1저자로 등록된 의학 논문은 당시 수시전형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스펙이었다는 것이다.
A원장은 21일 국민일보와 만나 “(조 후보자 딸에게) ‘논문을 네가 쓴 거야’라고 놀라서 물었더니 조씨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씨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 고교생들이 논문을 스펙으로 삼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다고 설명했다. A원장은 “조씨의 논문이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을 통과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가 고려대 지원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도 “단국대 인턴십에서의 성과로 내 이름이 논문에 올랐다”고 적혀 있다. 조씨는 2008년 단국대 의대 교수가 주관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2주간 인턴을 한 뒤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
조 후보자를 비롯한 가족들은 이러한 조씨의 입시 과정을 전반적으로 잘 알고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부인 정모 교수가 딸이 2009년 지원한 공주대 인턴 면접에 동행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A원장은 “조 후보자가 (논문 작성 사실이 적혀 있는) 딸의 자기소개서를 당연히 첨삭해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대학입시 과정을 하나하나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A원장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한영외고 3학년 재학 중이던 딸이 학원 수업을 빠져야 할 때면 “입시 자료를 보내 달라”고 학원에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A원장은 “조씨가 학교의 야간 자율학습 등을 이유로 학원에 오기 힘들면 조 후보자가 직접 학원에 연락해 입시 자료를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가 요청한 것은 대입 때 치르는 영어 면접의 예상 지문과 문제들로, 조씨가 주로 준비한 수시 전형에 필요한 자료였다.
A원장은 “처음에 아버지가 조 후보자인 줄 몰라 영어 면접을 직접 지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대 교수인 조 후보자라고 해 충분히 가르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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