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 경호요원들이 음식 배달이나 폼페이오 가족의 반려견 픽업 등 잔신부름을 하면서 불만이 팽배하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1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미 의회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미 하원 핵심 상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국무부의 내부고발자로부터 폼페이오 장관과 그 가족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무부 외교경호실을 사적으로 사용한 의혹을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 조사관은 수개월간 경호요원들이 의문스러운 임무를 요구받은 사례를 조사했다. 지난 4월 한 경호요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탑승하지 않은 차를 이용해 중국음식을 사오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경호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호차량을 음식 배달에 썼다는 얘기다. 내부고발자는 요원들이 스스로를 ‘총 든 우버이츠’라며 푸념한다고 전했다. 우버이츠는 차량공유 업체 우버가 제공하는 음식배달 서비스다.
폼페이오 장관 가족의 반려견을 조련사로부터 데려오라거나 폼페이오 장관의 성인인 아들을 집까지 태워오라는 주문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론 페어차일드 외교경호실 담당 특별요원은 성명에서 “폼페이오와 그의 가족이 경호요원들에게 안전을 지키는 전문적 의무에 부합하지 않는 일은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경호요원들이 음식 배달 등 잔심부름을 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전직 외교경호실 고위 관계자는 “특별히 위협을 받는 상황이 아니었고, 특히 차에 국무장관이 없었다면 그러한 업무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도 취임 후 경호요원들에게 식료품을 사러 가길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이 같은 지시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국무부 내에는 장관을 기쁘게 해주려는 문화가 있다고 내부고발자는 CNN에 말했다.
외교경호실은 국무부 소속 기관으로 외교관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무장관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 임무지만 경호요원들 사이에선 폼페이오 재임 후 부적절한 임무 수행이 많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아내 수전을 위한 경호에 대해서도 잡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전은 지난해 7월부터 외교경호실의 경호를 받고 있지만 특별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경호에 요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규정상 국무장관 배우자는 경호 지원을 받을 수 있으나 ‘풀타임’ 경호는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