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기술로 꼽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대형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놨다.
삼성전자는 18일 ‘NPU 기술과 전략 설명회’를 열고 2030년까지 NPU 분야 인력을 2000명 규모로 10배 이상 확대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은 “한국에서 고급 인력을 수급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몬트리올 등에 AI 연구소가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인재를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NPU는 AI의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 연상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수천개 이상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병렬 컴퓨팅 기술이 요구되는데, NPU는 이러한 대규모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쉽게 말하면 NPU는 사람의 두뇌처럼 사물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CPU나 스마트폰 AP는 빠른 속도의 연산은 할 수 있지만, 사물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없다.
삼성전자는 NPU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시스템LSI사업부와 종합기술원에서 선행 연구와 제품 개발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올해 갤럭시S10에 탑재된 엑시노스 9820에 독자 NPU를 탑재했다. 이 제품은 기존에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인공지능 연산 작업을 모바일 기기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온 디바이스 AI’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모바일부터 전장,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등에까지 IT 전 분야로 NPU 탑재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아직은 경쟁사와 기술 수준을 비교할 만한 생태계는 아니다”면서 “우선 삼성전자가 중점적으로 하는 모바일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 사업에서 혼자 1등을 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전략적으로 기술과 인력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 위주로 인수할 수 있다”면서 “대형 M&A도 필요하면 당연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연구 기관 및 국내 대학들과의 지속 협력을 확대하고, 핵심 인재 발굴 등에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또 NPU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사람 두뇌 수준의 정보처리와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뉴로모픽(Neuromorphic) 프로세서 기술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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