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독립선언과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모두 관여한 독립운동가 김마리아(1892~1944) 선생을 다각도로 조명한 세미나가 열렸다. 그는 평생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후학을 가르친 교육자이자 여전도회의 기틀을 잡은 기독교 여성 지도자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역사위원회와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29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제1회 김마리아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김순미 회장은 “나라 사랑 하나님 사랑을 실천하며 여전도회를 부흥으로 이끈 선생을 본받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선생은 1934년부터 38년까지 조선예수교장로회여전도회연합대회 7~10대 회장을 맡아 20여개 지역연합회를 50여개로 늘리고 중국의 산둥 남만주 북만주로 해외선교를 확대하는 등 여전도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국민일보 3월 14일자 31면 참조)
독립기념관 이명화 책임연구원이 ‘김마리아의 독립운동과 독립정신’에 대해 발표했다. 선생이 태어난 황해도 소래마을은 서상륜 서상돈 형제에 의해 복음이 전래돼 소래교회라는 자발적 민족 기독교회의 첫발을 뗀 곳이었다. 선생은 2·8독립선언 당시 도쿄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옷 속에 독립선언문을 숨겨 고국에 돌아온 뒤 독립운동을 촉구하다 3·1운동을 맞이했다. 대한애국부인회를 설립해 활동하다 일경에 발각돼 모진 고문을 받은 후 상해임시정부 비밀요원에 의해 중국 망명길에 올랐고 김구 선생과 함께 임시의정원 황해도 대의원에 선출됐다. 이 연구원은 “임시의정원의 첫 여성 대의원이므로 우리나라 첫 여성 국회의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복지역사문화연구소 이방원 소장은 ‘김마리아의 교육관’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23년 미국으로 건너간 선생이 24년 파크대, 27년 시카고대 대학원, 28년 컬럼비아대 사범대, 29년 뉴욕신학교 등에서 공부하고 32년 고국으로 돌아와 원산 마르다윌슨여자신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친 기록을 살폈다. 이 소장은 “‘내 손으로 벌어서 내가 공부하는 것을 귀히 생각한다’고 말한 선생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고등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해야 독립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최상도 호남신대 역사신학 교수는 개신교 여성 지도자로서 선생의 리더십을 살핀 뒤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겪고도 훈포장 등을 통해 독립유공자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다수의 여성 운동가를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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