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류희인] ‘합체·변신·로봇’의 을지태극연습

Է:2019-05-2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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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민·관·군 합동 연습은 군사뿐 아니라 테러·재난에도 대비한 포괄적 안보개념이다


누구나 한 번쯤 변신과 합체를 반복하면서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상황과 필요에 따라 이리저리 합체하고 변신하다 보면 로봇은 어느새 원하는 형태를 갖추게 된다. 정부가 올해 새롭게 선보일 을지태극연습이 바로 그렇다. 오는 27일부터 4일간 전국에서 실시되는 이 정부 연습은 기존 을지연습을 발전적으로 개편한 것이다. 을지연습은 1968년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전시대비 연습으로, 통상 매년 8월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연계해 실시해 왔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 변화로 지난해 한·미 군사연습이 중단되면서 정부는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을지태극연습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올해부터 실시하게 됐다. 을지태극연습은 외부로부터 무력 공격뿐만 아니라 테러, 대규모 재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을 적용해 민·관·군 합동으로 실시하는 연습모델이다.

을지태극연습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합체’하는 연습이다. 그동안 을지연습은 국가 총력전 차원의 전시대비 연습만 실시했다. 하지만 을지태극연습은 전시대비에 추가로 국가위기 대응연습을 결합했다. 군사적 요인 이외에 대형 재난·테러 등 비군사적 요인도 국가안보 위협으로 고려하는 포괄안보 개념을 적용했다. 전시대비 역량뿐만 아니라 대규모 복합재난에 대한 국가재난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존의 군 위주 전시대비연습에서 벗어나 국민과 정부 그리고 군이 서로 합심해 국가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전시에 대비하는 연습을 한다. 국민이 동참하는 연습이 되도록 다양한 비상상황에 대한 주민대피 국민행동요령 실습, 방독면 착용법과 심폐소생술 교육 등 국민안전과 밀접한 체험교육 위주로 진행한다. 실제 훈련에서는 대규모 재난구조부대를 투입하고 일사불란한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소방·경찰·군·중앙부처·지자체가 협업해 대규모 재난 발생 시 국민 안전을 위한 현장 대응 능력을 제고하게 된다.

두 번째는 ‘변신’하는 연습이다. 전시대비연습을 한·미 군사연습이 아니라 한국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해 향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하고, 주변 안보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연습체제를 마련한다. 국가위기 대응연습은 단일재난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복합재난 상황을 가정해 실시한다. 예를 들어 지진 발생으로 건물 붕괴나 도로 파손, 고속철도 대형사고 등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파손에 따른 방사능 누출 등 연계 피해도 발생하는 대규모 복합재난 상황을 설정해 연습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주관기관과 유관기관이 유기적인 위기관리체계를 가동해 대응하는 연습은 국가재난관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로봇’을 포함하는 연습이다. 여기서 로봇은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장비를 의미한다. 실제 훈련 현장의 재난대처 상황 등을 재난안전통신망, 위성방송(SNG)차량, 해상 감시 솔루션인 KT 스카이십, 드론 등을 통해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하는 연습을 한다. 최첨단 영상 전송장비를 활용해 재난현장 상황과 대응태세를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전송하면 40여개 기관이 동시에 영상으로 참여하는 국가위기관리 상황평가회의가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재난 현장과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그리고 관련 시·도 및 관계기관 등이 상호 간 신속하게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통합적 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임무이지만, 정부 노력만으로는 빈틈이 생길 수 있다. 최근 강원도 지역 산불 진화 및 피해 복구에 국민 관심과 지원이 큰 도움이 되었듯이, 그 빈틈을 메꿔 튼튼한 국가안보를 만드는 데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을지태극연습에 국민이 관심을 갖고 합체하여 참여한다면 이 연습은 보다 선진적인 정부 연습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로봇 등 제4차 산업혁명의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국가위기대응 및 전시대비 역량을 높인다면 국민이 안심하고 잘 살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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