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中 양회… 올 성장 목표치 6% 초반대로 낮출까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양회에서는 중국의 경제와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의 정책과 비전이 제시된다. 올해는 장기간 지속돼온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돌파할 어떤 정책 구상이 나올지 주목된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가 3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지도부와 대표 2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왕양(汪洋) 정협 주석은 정협 제13기 2차회의에서 공작보고를 통해 “중국의 특색이 있는 대국외교에 공헌하겠다”며 “당정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가치 있는 조언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 독립에 결단코 반대한다”면서도 대만과의 교류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협 위원들은 13일까지 회의를 열어 정부 업무보고 등 각종 보고서와 법안을 심의한다.

5일에는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시작된다. 이 자리에서 리커창 총리는 올해 중국 정부의 경제운용 방침과 성장률 목표치, 각종 경기 부양책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우선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6.5%에서 6% 초반대로 낮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국 단위 양회에 앞서 열린 지방 양회에서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지난해 6.5% 안팎에서 올해 6.0~6.5%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고, 충칭은 8.5%에서 6%로 2.5% 포인트 낮추는 등 상당수 지방정부들이 움츠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국 정부는 양회 이전에 미·중 무역협상을 마무리함으로써 무역전쟁이란 변수를 제거하고 올해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다만 무역협상이 연장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다.

따라서 이번 양회에서 미·중 무역전쟁이나 ‘중국 위협론’, ‘일대일로’에 따른 주변국의 불만 등을 의식한 정책들도 제시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전인대에서 헌법의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종신 집권을 가능케 하는 등 국내 이슈가 부각됐다면 올해는 대외 정책에 방점이 찍힐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화’가 올해 양회의 가장 큰 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중국 전문가인 존 헤밍스는 중국이 군사·물리적 힘을 동원한 ‘샤프 파워(sharp power)’에 지나치게 의존해 역내외에서 영향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인대에서 통과될 외국인투자법안도 관심을 끈다. 외국인투자법은 외자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미·중 무역전쟁에서 부각된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 강제 이전 문제 해결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군사 굴기를 가속화하는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 폭 역시 관전포인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올해 중국의 국방비가 전년 대비 9% 정도 증가한 1조2000억 위안(약 20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국방예산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한 1조1100억 위안으로 책정했었다. 예상대로 올해 9% 증액하면 원화 기준으로 2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밖에 중국 정부가 경제하방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적자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정할지, 안정적 경제 성장을 위해 인프라 건설 투자, 내수 촉진책 등 어떤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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