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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의 인사 개입·국채 발행 압박 의혹은 또 뭔가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7월 퇴직한 신재민씨가 29일과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청와대가 민간기업 경영진 교체를 시도했고 기재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재직 당시 공용 컴퓨터에서 ‘KT&G 관련 동향 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발견했는데 청와대가 KT&G 사장 교체를 지시했고 금융 공기업인 기업은행을 통해 이행하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청와대가 서울신문 사장 교체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국채 발행 건은 2017년 11월 청와대가 전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을 높이려는 정무적 이유로 4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청와대와 기재부는 신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정보가 제한적이라 현 단계에서 신씨 주장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기업은행은 KT&G 2대 주주지만 KT&G 사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통과돼 사장직을 유지했다. 서울신문은 기존 사장의 임기가 만료돼 지난 3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새 사장을 선임했다. 기재부는 서울신문 지분의 33%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당시 합법적인 주주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4조원 국채 발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신씨의 주장을 근거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 지난 5월 KT&G 인사 개입 관련 문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감찰을 벌였는데 당시 압수한 기재부 직원들의 스마트폰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신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 들어 있다. 2017년 11월 기재부는 그해 초과 세수가 예상돼 국채 발행을 줄이기로 했지만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입찰을 하루 전날 전면 취소했다. 국회에도 보고한 계획을 취소한 것은 “실무적으로 상환 시기를 조정한 것”이라는 기재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다. 더욱이 국채 발행은 신씨가 기재부 국고국에 근무할 때 직접 담당했던 업무다.

불필요한 공방이 이어지지 않도록 폭로 내용의 진위를 가릴 필요가 있다. 청와대나 기재부는 진상규명에 응해야 한다. 자신에게 더 엄격하지 않으면 그토록 외쳤던 적폐청산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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