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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출석하는 운영위 태산명동서일필은 되지 말아야

여당의 무조건적 청와대 감싸기와 야당의 아니면 말고 식 주장 지양하고 진실에 다가서려는 자세 필요해

세밑 정국 최대 현안은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로 촉발된 문재인정부 민간인 사찰 의혹이다. 이 의혹을 다룰 국회 운영위원회가 31일 열린다. 운영위가 이목을 끄는 까닭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으로는 12년 만에 국회에 출석해서다. 정부 사정 업무를 총괄하는 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은 관례처럼 굳어졌다.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은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이뤄지게 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국회 통과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김 수사관의 폭로가 정국 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야당 요구대로 조 수석을 출석시켜 정면돌파하는 것이 논란을 조기 수습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총공세를 예고했다. 김 수사관 주장을 사실로 입증하겠다며 자당 국회 운영위원을 의혹 제기를 주도해온 의원들로 교체했다. 이번 운영위가 향후 정국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게 분명하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김 수사관 폭로대로 문재인정부에서도 민간인 사찰이 있었느냐는 점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청와대와 김 수사관 주장이 천양지차여서 운영위에서 진실을 밝히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보다는 여야 정치공방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의 폭로를 개인 일탈을 물타기하기 위한 허위 주장이라고 한다. 대검 감찰본부 감찰에서 김 수사관 개인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다. 김 수사관이 이명박·박근혜정부에 이어 문재인정부에서도 청와대에 근무할 수 있었던 과정도 석연찮다. 김 수사관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는 정황들이다. 야당의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합리적 의심만으론 부족하다. 확실한 물증이 뒷받침돼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의 어설픈 대응이 논란을 더 키운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김의겸 대변인의 논리적이지 못한 감정적 대응은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부채질했다. 환경부의 말 바꾸기도 불신을 가중시켰다. 청와대와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더해 조 수석 책임론이 운영위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야당은 조 수석의 사퇴를 벼르고 있다. 조 수석이 문제의 문건을 보고받았든 아니든 지휘책임은 피할 수 없다. 야당의 아니면 말고 식 주장은 물론 여당의 무조건적 청와대 감싸기 또한 지양돼야 한다. 이번 기회에 시시비비를 확실히 가리고 넘어가야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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