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종교자유로 北 압박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다. 북한은 2001년 이후 17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미국은 인권 유린을 이유로 북한 정권 핵심 인사 3명을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데 이어 이번 조치로 북한에 연타를 날렸다.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한 곳은 북한을 비롯해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미얀마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수단 에리트레아 10개국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많은 나라에서 신념에 따라 삶을 산다는 이유로 박해, 체포, 죽음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는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를 평가하고 있다.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북한이 김동철 목사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지난 5월 석방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개선될 점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북한은 다루기 어려운 나라”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틀 연속 북한을 압박하자 미국의 의중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북한이 가장 금기시하는 인권 문제와 종교 문제를 연이어 건드린 것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한 강공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하지만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과도한 정치적 해석은 무리”라며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지정은 연례적으로 이 시기에 발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일은 세계인권의 날이었고, 12일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가혹행위로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생일이라 미국 정부가 인권을 강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코모로(아프리카 도서국가)는 특별감시국으로 지정했다. 종교자유 침해에 대해 감시가 필요한 국가라는 의미다. 지난해 감시국이었던 파키스탄은 우려국으로 악화됐고, 우려국이었던 우즈베키스탄은 감시국으로 내려왔다.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IS), 탈레반, 후티 반군 등은 특정 관심 조직으로 지정됐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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