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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다른 소리 내선 안 된다는 폼페이오

이번 주 초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실무 협의체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워킹그룹을 설치할 정도로 양국 간 미묘한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다면 북한을 자극하면서까지 워킹그룹을 출범시킬 까닭이 있을까 싶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입장과 달리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달 유럽 순방 때도,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제재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앞선 행보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다시 꺼내든 게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의 유화책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줘 비핵화의 큰 틀을 헝클어뜨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보다 직설적이다. 그는 2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비핵화 문제와 남북관계는 함께 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 워킹그룹을 출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는 게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못박았다. 한마디로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추진 속도에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속도를 맞추라는 의미다.

미국의 우려대로 남북관계 진전에 비해 비핵화 발걸음은 더디다. 그렇다고 비핵화 문제를 제쳐두고 남북관계가 무한정 개선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비핵화 없는 지금의 남북관계 진전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를 앞당긴다는 건 우리의 생각이지 미국의 생각이 아니다. 보다 확실한 건 철저한 한·미 공조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앞당긴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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