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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용 참사에 최저임금 영향 확인 안 된다는 통계청

통계청이 15일 국정감사에서 올 들어 취업자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원인으로 제조업 경기부진, 인구효과, 무인기기 확대와 자영업 포화에 따른 구조조정을 들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목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등 정책적 영향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저희가 생산한 자료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한 무책임한 발언이다. 무엇보다 통계청이 지목한 원인들은 올 들어 갑작스럽게 시작된 게 아니다. 최소한 수년 전부터 지속돼 온 중장기적 추세다. 핵심은 지난해 월 평균 31만6000명 증가하던 취업자가 왜 올 들어 최저 3000명 까지 급감했는지다. 통계청이 내놓은 원인으로는 이를 설명하지 못한다.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일부 영향을 줬을 수 있다. 하지만 주된 원인으로 지목될 정도는 아니다. 이는 기획재정부 관계자들도 인정한다. 자영업 포화 상태는 한국 노동시장의 특징으로 오래전부터 언급돼 왔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추세를 올해 벌어진 사태의 원인으로 갖다 붙이고 있다. 무인기기 확대도 마찬가지다. 인력을 절약하는 무인기기 사용은 점진적으로 늘어왔다. 그런데 올 들어 왜 폭발적으로 무인기기 사용이 확대되었는지가 문제다. 무인기기 확대의 방아쇠를 당긴 게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급격한 인건비 증가다. 무인기기 확대 배후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있다는 건 현장조사를 나가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고용유발효과가 큰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경기 부진이 취업자 수 급감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업의 경우 2015년 구조조정이 본격화돼 현재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의 상당 부분이 주력산업 구조조정보다 인건비 급증 등에 따른 폐업과 공장의 해외 이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지난달 2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 경제현안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등에 대한 정책 수정의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한다. 통계청의 분석과 강 청장의 발언은 기업 현장은 물론 이러한 정책당국자들의 인식과도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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