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는 안 물어” 발뺌하던 견주 벌금 2배 ‘혼쭐’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이 행인을 물어 다치게 해 약식기소된 견주가 “내 개가 물지 않았다”고 발뺌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가 2배의 벌금을 물게 됐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 정재욱 부장판사는 과실치상죄로 기소된 A씨(58)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비글’ 품종의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달아나 경남 양산의 한 주차장에서 50대 여성의 다리를 물어 다치게 하자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으로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하지만 A씨는 “우리 개는 온순해 사람을 물지 않는다. 다른 개가 물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 과정에서도 A씨는 “우리 개가 물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건 당시 A씨가 키우던 개가 목줄을 하지 않은 상태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과 자신을 물었던 개에 대한 피해자의 묘사가 A씨가 키우던 개의 형상과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키우는 개는 온순해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변명만 반복할 뿐 피해자와 합의를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보다 증액해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날로 늘어가는 현실에서 견주도 타인이 입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며 “그러한 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하는 피해는 치명적일 수 있어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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