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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달라져야 한다

무노조 경영의 삼성전자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조에 가한 부끄러운 행위가 검찰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제기됐던 노조와해 행위는 실로 방대한 체계 속에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27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5개월간의 수사로 전 삼성전자 노무담당 임원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28명과 법인 2곳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밝힌 혐의를 보면 삼성은 창업 초기부터 시작된 무노조 경영방침을 관철시키려고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나섰다.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노조와해 행위를 총괄기획하고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노조와해를 위해 고용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 출신 노조전문가,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찰청 정보국 간부까지 동원했다. 2013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이 폭로됐을 당시 검찰은 문건 작성자를 알 수 없다면서 무혐의 처분을 했다. 정권의 암묵적인 비호가 장기간의집요한 노조와해 행위를 가능케 했음을 확인시켰다. 삼성 같은 적대적 노조관은 노사에 결코 이롭지 않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경제사회적 폐해를 낳는다. 삼성의 불법적 노조와해 행위가 진행되는 동안 노조원 2명이 숨졌고 노조원들도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국내 모든 기업은 삼성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와 사법부도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의 불공정을 시정해야 한다.

대기업의 노조관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것을 포스코 노사대립이 여실히 보여준다. 기대와 우려 속에 포스코 새 노조가 지난 17일 출범했다. 그러나 새 노조에 의해 포스코 사측의 노조와해 공작 의혹이 제기돼 실망스럽다. 사실상 무노조 경영과 글로벌 기업임을 자랑하던 포스코에서 노조와 관련해 삼성의 불미스러운 일이 재현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노사상생의 관계 확립은 중요하다. 기업의 노력은 물론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천명한 정부도 노·사·정 사회적 대화와 타협의 틀을 속도감 있게 갖춰나가는 데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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