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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려스러운 장하성 실장의 자기확신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정책을 더욱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할 경우 현 정부의 정체성을 잃는 것은 물론 기존 지지층의 이탈이 심해질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자기확신과 고집도 엿보인다. 장 실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높여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중심의 불평등한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구체적인 정책 운용을 잘못해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되는 등 실물 경제에 악영향과 부작용을 미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2분기 가계동향조사만 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 가계 소득은 지난해보다 10.3%나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7.6% 줄었다. 일자리 악화의 영향으로 근로 소득은 15.9%나 줄었다. 상·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다. 특히 소득 하위 20% 가구의 취업자 수는 1분기에 8%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는 18%나 줄었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소득 하위 가구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황 악화가 한몫을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은 셈이다.

그런데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입안하고 주도하고 있는 장 실장은 선의만 강조하며 이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경직된 정책 운용으로는 우리 경제의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기 어렵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소득주도성장에서 과거의 대기업주도성장으로 전환하라는 말이 아니다. 실물 경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없애고 경제 지표를 개선시킬 수 있도록 실용적이고 유연하게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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