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보루’ 북극 해빙마저…

북극에서 가장 두껍고 오래된 해빙(海氷)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올해 이례적인 폭염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북극의 기온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린란드 북부 해안에서 ‘최후의 얼음’이라고 불릴 만큼 두껍고 오래된 해빙이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부서지는 현상이 최근 두 번 관측됐다. 이는 인공위성에 의한 관측이 시작된 1970년대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루스 모트람 덴마크기상연구소 연구원은 “해안의 거의 모든 얼음이 산산조각나면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초 그린란드 북부 해안의 기온이 영상을 기록한 날은 열흘에 달했다고 그린란드 기상관측소가 밝혔다. 보통 이 지역의 2월 최고기온은 영하 20도 이상 오르지 않는다. 지난주에는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오르고 따뜻한 남풍까지 불어 해빙 붕괴에 가세했다.

기후학자들은 북극 지역에서도 기후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증거라며 우려를 표했다. 월트 마이어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 선임연구원은 “얼음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은 북극에서 가장 추운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북극 기후가 변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기존 이론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북극의 기온 상승이 폭염 등 이상기후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 북극이 급격하게 더워지면 제트기류의 순환이 느려지면서 고기압과 저기압 전선이 정체돼 폭염과 폭우, 건조한 날씨 등 이상기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북극이 지구 평균보다 2∼4배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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