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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용 참사 타개에 재정확대는 단기처방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9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고용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17일 발표된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 결과가 충격적인 수준으로 나타나자 긴급 회동한 것이다. 우리 고용 사정은 대참사라는 말로밖에는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년 동월 대비 평균 30만명대이던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2월 10만명대로 떨어져 그 수준을 맴돌더니 7월에는 5000명으로 급락했다.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조건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게 일자리라는 점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당정청은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 증가율(12.6%) 이상으로 늘리고 올해 4조원 규모의 재정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 여건 개선에 더 많은 예산을 풀겠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고 정부가 쓸 카드도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재정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향후 5년간 세금이 당초 계획보다 60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수 여건이 양호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고용 위축을 방치한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국민들이 지갑을 더 닫게 되고 그럴수록 경기가 침체돼 고용 시장은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고용 효과가 큰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교육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늘려 나가야 한다. 그렇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서는 안 된다. 지난해와 올해 본예산과 두 차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일자리 분야에 54조원의 예산이 동원됐지만 고용 성적표는 초라하다. 고용 쇼크의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효과적인 맞춤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용 시장을 되살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건실한 일자리의 보고(寶庫)인 제조업의 고용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고용 창출을 담당해 온 자동차, 조선 업종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관련 일자리가 줄어든 게 방아쇠를 당겼고 내수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거기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고용을 줄이면서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규제개혁과 미래성장을 위한 혁신성장을 가속화해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올바른 처방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전체 고용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도 실사구시에 입각해 효과를 재점검하고 개선, 수정하는 것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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