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극 심장', 960명이 뛴다

폭염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온 국가대표들의 표정은 밝았다. 개막까지 11일을 남긴 상황이었지만 긴장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새로 지급된 국가대표 단복과 운동화를 자랑하며 삼삼오오 모여 ‘셀카’를 찍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들은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 모여 결단식을 가졌다. 다소 소란했던 장내는 선수들의 훈련 영상이 공개되자 일순 조용해졌다. 고통을 참고 달리고 역기를 들어 올리는 장면에 선수들은 자신의 종목이 아니더라도 말없이 눈길을 스크린에 고정했다. 남자핸드볼 대표팀의 맏형 이동명은 “이번 대표팀은 더위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전쟁터에 간다고 생각한다. 꼭 승리해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들을 향해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기 위해 오랜 기간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펼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아시안게임은 선수 여러분의 인생에 다시 오기 어려울지도 모르는 황금 같은 기회”라며 “이 기회를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 총리는 “남북한 공동입장과 단일팀 출전도 선수 여러분의 인생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경기장 안에서든 밖에서든 북한 선수들과 배려하고 협력하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김성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은 “선배님들이 이룩해온 자랑스러운 한국 체육의 위업을 이어 가겠다. 국격에 맞게 신명나고 당당하게 게임에 임하겠다”고 답사를 했다.

한국은 1998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6회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65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해 일본을 따돌리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전체 40개 종목 가운데 브릿지를 제외한 39개 종목에 96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여자농구와 조정, 카누에서는 남북 단일팀이 참가한다.

결단식 후반부는 흥겨운 공연으로 채워졌지만 선수들은 크게 들뜨지 않았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7㎏급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김현우는 국민일보에 “후회 없이 준비했고, 후회 없이 싸우고 오겠다”고 했다. 여자 사이클 단거리의 간판 이혜진은 “아시안게임이 처음은 아닌 만큼 어수룩한 모습 없이 화끈한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금호연 남자유도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은 무더위에 최선을 다했다. 일본을 꺾고 유도 강국의 모습을 보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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