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김경수 지사 “일방적 흠집내기 심히 유감”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경남 창원의 김경수 경남지사 관사와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지사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나선 특검팀은 이르면 다음 주 초 김 지사를 소환할 계획이다. 1차 수사 기한을 20여일 앞두고 여권 실세 개입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최득신 특검보 등 수사 인력 17명을 창원으로 보내 집무실과 관사에서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자료와 개인 일정 등 필요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도 수사 인력을 파견해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일정관리 비서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도 압수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영장에 업무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특검팀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의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6월 지방선거 기간에도 김 지사와 김씨가 댓글 조작을 이어왔다는 정황을 포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김 지사 측은 느릅나무출판사에서 김씨 등과 만난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하는 등 댓글 조작을 공모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하루 연차를 내 충북 충주에서 열린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뒤 서울로 상경해 휴대전화 2대를 특검팀에 임의제출했다. 김 지사는 이후 변호인들과 만나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변호인 3명을 선임했으며 이날 추가로 대검 중앙수사부장 출신인 ‘특수통’ 김경수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 지사는 수사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던 사안들인데 일방적 흠집 내기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힘들고 어려워도 끝까지 당당하게 이겨 내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3일부터 도정 업무에 복귀할 방침이다.

한편 드루킹 김씨의 여동생 ‘아롱’ 김모씨 등 경공모 핵심 회원 6명이 느릅나무출판사 2층 사무실에서 1일부터 이틀째 대책회의를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정확한 회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특검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수사 협조 범위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동성 이영재 황윤태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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