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에 정장 빌려주는 김태문씨 “합격 소식 수익 그 이상 기쁨이죠”

김태문 대표가 경영하는 마이스윗인터뷰는 남녀 취준생에게 정장을 전문적으로 대여하는 업체다. 동종 업체가 여러 군데지만 마이스윗인터뷰는 확실하게 차별된다. 기성복을 사다가 빌려만 주는 기존 업체와 달리 이 회사는 김 대표가 직접 제작한 정장을 취준생 개개인에게 맞게 ‘코디’해주기 때문이다.

정장 한 벌에 아무리 못해도 20만원은 훌쩍 넘는 돈을 써야 하고 셔츠 블라우스 벨트 구두 넥타이 등 의외로 챙겨야 할 소품이 많은 요즘, 한푼이 아까운 취준생들에게 마이스윗인터뷰 같은 대여 업체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마이스윗인터뷰의 정장 대여 가격은 너무나 착하다. 금액은 재킷·스커트 3만원, 재킷·스커트·블라우스 4만1000원, 재킷·바지 3만2000원, 재킷·바지·셔츠 4만2000원. 서울시 ‘취업날개서비스’를 이용하면 1년에 10회까지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직원의 코디 조언은 덤이다. 서울일자리포털(job.seoul.go.kr)에서 방문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정장 대여 업체를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김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한 건 2012년이다. 컴퓨터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김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영어교육 컨설팅이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였다. 자연스레 영어 공부에 온 힘을 쏟는 취준생을 많이 만나게 됐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제대로 갖춰진 ‘정장 한 벌’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 만난 취준생들을 통해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됐죠. 면접 정장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는 학생들, 어떤 정장을 사야 하는지 모르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그는 “면접 준비만으로도 벅찬 시간에 마음에 드는 정장을 찾으러 다니는 것도 힘들고, 차라리 누가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이들이 많았다”고 했다.

큰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사업 1년차 때 50만원도 안 되는 수익이 났다. 남은 자본금으로 겨우 매장을 유지했지만 3∼4년 동안 운영비를 제외하고 100만원 정도의 수익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이상의 수익이 들어왔을 때는 모두 재투자했다. 공장에서 매장까지 옷을 배송하는 택배비조차 아까워 직접 옷을 옮기고, 가게에서 몇 년간 숙식을 해결했다.

“이 사업으로 얻는 수익이 크지 않았죠. 공채 시즌이 아닐 땐 생활조차 어려워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며 포기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이제야 회사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6년이 지난 올해는 12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게 됐다. 매장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16년 서울시가 운영하는 ‘취업날개서비스’에 참여하면서였다. 인터넷으로 입소문이 나자 취준생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김 대표는 “저 역시 취준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장은 면접에 있어서 필수적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 사업이 누군가에게는 도움 되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용한 고객들이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오면 정말 반갑고 큰 보람을 느꼈다. 금전적으로 돌아오는 수익 그 이상의 기쁨”이라고 말을 맺었다.

글·사진=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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