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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 번째 김정은 訪中, 비핵화 앞당기는 場 돼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효해… 중국이 이탈하면 한반도 비핵화는 백년하청 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을 위해 19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지난 3월 베이징, 5월 다롄 방문에 이은 세 번째 방중이다. 김 위원장이 3개월도 안 돼 세 차례나 중국을 찾았다는 것은 북·중 관계가 한·미 관계 이상으로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두 정상의 잦은 만남은 일반적인 국제관계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풍경이다.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 만에 이루어진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한반도 비핵화의 긍정적 신호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시 주석이 공유하는 기회여서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에 버금가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이 같은 중국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충분조건이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을 미리 감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중 또는 남북 간에 물밑 외교, 정보 채널이 활발하게 작동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이징행은 앞선 두 차례 깜깜이 방문과 달리 바로 외부에 공개됐다. 그동안 정상 간의 만남과 특사 파견 등을 통해 형성된 남북, 한·중, 북·미 간의 신뢰가 없었다면 일어나기 어렵다. 이런 신뢰가 있었기에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잠정 중단이라는 한·미 양국의 상응조치가 가능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가 화해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김 위원장을 치켜세우는 지경이다. 북한의 변화는 분명 긍정적이나 속단은 금물이다. 김 위원장이 북한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역이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김 위원장은 즉각적인 대북제재 해제를 원한다. 세 번째 중국 방문의 최대 목적도 여기에 있다. 벌써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하다는 소식도 들린다.

북·중은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섣불리 제재 대열에서 이탈할 경우 북한의 오판을 불러 한반도 비핵화는 백년하청이 될 수도 있다.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아울러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도 없다는 사실을 김 위원장에게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작은 틈 하나가 거대한 둑을 무너뜨린다. 중국은 큰 틈이다. 중국에서 틈이 생기면 천신만고 끝에 지금까지 걸어온 비핵화의 길은 삽시간에 사라진다. 행동 대 행동 원칙은 중국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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