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 양예원씨 미투 폭로… “피팅모델로 꼬드겨 20명 앞서 음란 촬영”

3년 前 협박받아 거부 못해… 그때 사진 인터넷에 돌아
이소윤씨 “나도 당했다”… 가해자측 “합의 하에 촬영”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와 이소윤씨가 과거 한 사진스튜디오에서 피팅모델 데뷔 명목으로 음란 노출사진 촬영을 강요받았다고 고백했다. 당시 사진은 최근 인터넷에 유포돼 2차 피해로 이어졌다. 이들은 특정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10∼20대 여성들을 상대로 오랫동안 이런 범행을 저질러왔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17일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25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그는 배우 지망생이던 3년 전 피팅모델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 찾아갔던 경험을 털어놨다. 이곳에서 만난 남성은 스스로를 ‘실장’이라 소개한 뒤 “다양한 콘셉트로 5회 정도 촬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촬영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돌변했다. 양씨는 “실장님이 문을 자물쇠까지 걸어 잠갔다”며 “포르노에 나올 법한 속옷을 주고 갈아입고 오라 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에는 20여명의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선정적 포즈를 요구하며 사진을 찍었다. 양씨의 신체를 만지며 성추행도 했다. 촬영을 거부하면 “배우 데뷔도 못하게 만들 것” “손해배상 청구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양씨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꼭 살아서 나가자는 생각만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8일 사진이 여러 성인 사이트에 유포되자 고소를 결심했다. 그는 이 사건을 특정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오랜 기간 저질러온 조직적 범행으로 추측했다. 사이트에는 같은 곳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들의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실장이 저를 찍으러 오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관리하는 카페의 회원들이고 그 카페에 제 사진을 올리면 회원들이 신청해 촬영하러 오는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남성들은 서로 닉네임으로 불렀으며 촬영 전에 출석체크를 했다.

실장으로 지목된 A씨는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합의 하에 이뤄진 촬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간당 10만∼15만원을 주고 촬영에 합의했으며 신체 접촉이나 강압적 촬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씨의 촬영에는 6∼12명의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참석했는데 그중 한 명이 사진을 유포한 것 같다”고 했다. 회원들은 사진을 개인 소장용으로만 보관하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1일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18일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A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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