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연락에 의례적 인사” 金, 경남지사 출마 선언 연기
이재명 “나도 음해 공격 피해” 與 “정치 브로커의 보복 사건”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48·닉네임 드루킹)씨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계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 직전에 시작됐다. 처음엔 그저 평범한 문재인 경선 후보 캠프 관계자와 문 후보 지지자 관계였다. 김 의원은 문 후보 캠프 대변인이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문 후보를 돕겠다”며 김 의원 측에 먼저 연락을 해왔다. 김 의원은 실제로 김씨를 만나기도 했다. 한 친문 핵심 의원은 15일 “선거 때 조직이 있는 사람이 찾아와 도와주겠다고 하면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후 경선 과정에서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자주 연락했다. 김 의원은 “김씨가 일방적으로 연락해온 것”이라며 의례적인 감사 인사 정도로만 답했다고 했다.
그런데 김씨가 대선 경선이 끝나자 돌변했다. 김씨를 순수한 지지자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인사청탁을 했고, 이를 거절하자 김씨가 상당히 불만스러워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판이 열리면 김씨 같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접근한다. 과거엔 자기 조직을 가지고 선거를 돕겠다고 한 뒤 당직 등을 요구해왔는데, 요즘은 온라인 세력을 가지고 접근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여권 인사들은 이번 사건을 ‘정치 브로커의 보복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친문 의원은 “김씨가 지난 대선 때 김 의원에게 친한 척 하려고 계속 노력했고, 김 의원 측에 연락해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계속 어필했다”며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김씨가 뭘 했는지도 모르겠고, 문 후보 캠프와 교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도 작년에 이 사람(드루킹)으로부터 음해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댓글 조작은 ‘조작과 허위로 정부조차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 범죄자가 김 의원과 정부를 겁박해 이익을 얻으려다 실패한 후 보복과 실력과시를 위해 평소 하던 대로 조작 글을 쓴 개인적 일탈일 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내부적으로 김씨와 접촉한 사람이 있는지 조사했지만 접촉을 했던 직원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선 캠프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담당 팀이나 기타 접촉할만한 루트에 있었던 인사들을 살펴봤지만 이렇다 할 접촉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대선은 문 대통령의 대세론이 확고히 자리잡았던 선거”라며 “선거브로커에 가까운 김씨와 거래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초 17일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파문으로 19일로 연기했다. 김 의원 측은 “출마 선언 전에 경남도민 목소리를 듣는 일정이 있었고 실무 준비가 더 필요했는데 이번 사태로 시간이 부족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성민 강준구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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