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키 188㎝ 인간형 킬러로봇 ‘아틀라스’ 개발 중

체중 156㎏… 두 발로 걸어 현재 AI 기술 고도화 진행 중
총 쏘고 수류탄까지 투척… 러, 2025년 전력화 가능성
우리나라 기술 선진국 못미쳐 감시경계용·지뢰 제거 수준

해외 로봇학자 50여명이 연구 보이콧을 선언한 ‘킬러 로봇’은 인공지능(AI) 기술과 첨단 무선통신 기술을 접목한 전투용 살상 무기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대규모 살상이 가능하다. 병력 투입이 어려운 방사능 오염 지역과 악천후 속에서도 작전 수행을 할 수 있다. 방산업계는 무인기 등 킬러 로봇이 장기적으로 보초병 수준을 넘어 전투병 역할을 대신하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를 탑재한 킬러 로봇은 세계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킬러 로봇 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로봇 전문 제조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간처럼 두 다리로 움직일 수 있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 아틀라스는 키 188㎝에 체중 156㎏으로, 현재 이 로봇의 인공지능 기술을 고도화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틀라스는 인간의 관절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팔 다리를 갖고 있고, 평평하지 않은 곳에서도 스스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이 업체는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지원을 받아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고등연구재단(FPI)이 개발 중인 킬러 로봇은 ‘이반 터미네이터’다. 이 로봇 역시 인간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로 설계됐으며 인공지능의 판단만으로 총을 쏘거나 수류탄을 투척하는 단계로 개발하는 게 목표다. 한 군사 전문가는 5일 “러시아의 이반 터미네이터는 2025년쯤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래의 전투는 킬러 로봇 기술력 전쟁으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킬러 로봇은 넓은 의미에서 인간의 조종이 필요 없는 공격형 항공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국에서 개발된 무인 스텔스기 ‘타라니스’가 이에 해당된다. 목표 지역이 설정되면 타라니스는 인간의 무선 조종 없이 자율 비행으로 이동한다. 또한 적 공격을 스스로 감지해 피하며 정밀 타격용 유도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의 무인 스텔스기 X47-B는 5년 전 이착륙 시험비행을 마쳤고 2020년 개발이 완료될 전망이다. X47-B는 자율비행으로 적국으로 날아가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미국과 영국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드론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이들 로봇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 국내 업체는 현재 지능형 감시경계용 로봇이나 지뢰 제거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정도다. 한국의 비무장지대(DMZ)엔 사람과 차량 등을 구분하는 자동화무기 ‘센트리 가드 로봇’이 배치돼 있지만 인간의 조종을 통해 사격할 수 있다.

우리 육군은 드론과 로봇을 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드론봇’ 전투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수류탄을 탑재한 ‘벌떼 드론’과 무인 장갑차 등이 적진에 침투해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개념이다. 군 소식통은 “육군은 현재 ‘기술 과제’로 드론봇 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사업 추진을 위한 선행연구나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전력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인권과 윤리 기준을 지키며 킬러 로봇을 개발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도 안게 됐다. 로봇윤리헌장 등 인공지능 무기 개발과 관련한 세부 규정을 만드는 작업도 시급해 보인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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