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대 한국감정원 상임감사 “청렴을 잃는다면 그 기관 생명은 끝”

한국감정원은 국민권익위의 청렴도 조사에서 매번 1, 2위에 올랐다. 철저한 사전감사 시스템과 감사의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김경대(사진) 한국감정원 상임감사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월, 쿠키뉴스가 주최하는 '공공기관 우수감사사례 수기공모전 시상식'에서 국민권익위원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감사는 “이곳에 있는 동안만큼은 청렴공기업의 자부심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책무”라며 “경영부분에서도 보다 관심을 갖고 기관이 ‘윤리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역할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의 소회를 전하자면

▷1년간 원장 직이 비어있는 바람에 내부통제기능 강화, 대정부 업무 등 대신 해야 할 것들도 많았고, 본연의 업무인 감사업무에도 충실 하느라 바빴다. 다행이도 최근 원장님이 취임을 하면서 감사부분에 더 집중 할 수 있게 됐다.

-‘윤리경영’이 강조됨에 따라 감사의 업무가 더욱 중요 할 텐데.

▷그렇다. 기업에게 강조되는 것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V(Creating Shared Value)다. 모두 ‘윤리경영’에 해당되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윤리경영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수익, 생산에 집중하게 되면 사회적 가치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 있다. 감사로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사회, 감사위원회를 통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후 처벌 위주의 감사보다 사전 예방 차원의 감사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데, 한국감정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사전예방 감사가 되려면 시스템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감정원은 두 가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로 일상감사다. 일상감사는 1년에 500건 정도 진행한다. 정책이 집행되기 전, 계약이 시작되기 전에 적정성과 타당성을 검사하는 것이다. 이 검사가 잘돼야 예산도 줄이고 정책결정도 명확히 할 수 있다. 정확한 감사를 위해 두 명의 복수 검토자를 둬 효율성을 높이고, 각 사업을 전담하는 감사인도 설정했다. 두 번째는 성과검사다. 한국감정원의 경우 통계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통계가 국민의 정서에 적합한지, 데이터가 정확한지 사전에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되면 대부분의 예방감사는 충분히 가능하다.

-선진감사시스템 구축을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

▷감사 인력, 프로그램, 교육부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감사인이 필요해 노무사, 회계사 등 다양한 분야별로 감사인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 흐름을 반영해 IT감사가 가능한 전문인을 개방직으로 뽑기도 했다.

감사 프로그램은 기본계획을 잘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리스크 감사, 사전예방감사를 진행해 감사에 빈틈이 없도록 하고 있다.

‘청렴마인드’를 잊지 않도록 부서별로 매주 청렴선서를 하고 간부들 간 청렴결의대회를 자주 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감사시스템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지난주 뉴욕 출장이 있었다. 그곳에는 감사 시스템이 매우 다양했고, 감사의 범위도 매우 폭넓었다. 우리나라는 감사의 범위가 좁고 일부 부정, 비리에 대한 업무에만 집중돼있는데, 선진국에서는 업무효율성 제고 방안, 윤리경영, 사회적 가치 높이기 등 감사의 업무 폭이 넓다. 우리나라도 이런 폭넓은 의미의 감사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더욱 청렴한 기업,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높이는 기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의 포부를 전한다면.

▷ 공공기관에게 ‘청렴’은 가장 기본 덕목이다. 청렴하지 않으면 생명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예산을 쓰는데 더욱 철저해야 하지 않겠나. 이를 잊지 않고 기관의 ‘윤리 경영’을 위해 더욱 일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은철 쿠키뉴스 기자 dldms8781@kukinews.com

◇프로필-1960년 출생 -청구고 졸업 -서울대 도시공학 박사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위원 -경주대 교수 -한동대 교수 -한국도시설계학회 대구·경북 지회장-現 한국감정원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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